↑ 5000가구 규모 역대 최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해 화제가 됐던 서울 동부이촌동 건영한가람 등 아파트 전경. 이촌우성과 코오롱 등이 이탈하면서 5개단지의 대규모 통합 리모델링은 사실상 무산됐다. [매경DB] |
올해 초 건영한가람, 강촌, 코오롱, 대우, 우성 등 5개 단지 50개동 5000가구 규모로 시작된 통합 리모델링 사업에서 우성아파트가 가장 먼저 이탈했고, 최근 코오롱아파트까지 탈퇴 수순을 밟으면서다.
이로써 전체 가구의 20%가량이 통합 리모델링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1000가구가 넘는 강촌아파트 역시 입주민 의견이 사분오열로 나뉘면서 이탈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통합 리모델링 추진준비위원회는 코오롱아파트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단지로 공식적인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0개동 834가구 규모인 코오롱아파트가 배제되면 2개동 243가구 규모였던 우성아파트를 포함해 총 1077가구가 당초 통합 리모델링 추진 사업에서 빠지게 된다. 5000가구 규모, 역대 최대 통합 리모델링은 사실상 무산되고 나머지 아파트들 리모델링이 추진된다.
그러나 여기에 통합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강촌아파트(1001가구) 역시 지난 4월 서울시가 모집한 '서울형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범사업에 지원하며 독자 노선을 타진하고 있어 나머지 가구 리모델링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통합 리모델링 추진 준비위원회는 내년 3~4월께 공식 통합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해 단지의 공적인 기구로 출범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일단 '추진준비위원회' 자체는 어떤 법적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추진준비위원회는 12월로 예정된 통합 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입주자 대표자와 동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대표자를 리모델링 찬성 쪽으로 영입한 후 빠르게 조합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리모델링 추진에 반대하는 입주자 대표회의 등이 많고, 당장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준비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제대로 모이지 않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우성과 코오롱 이탈이 사실상 확정됐고, 강촌마저 독자 움직임을 보이며 한가람과 대우만 남게 것이다.
통합 리모델링 추진 자체가 설익은 논의였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 여부를 놓고도 단지별로 찬반 여부가 팽팽히 맞섬에도 불구하고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것. 통합 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한 주민은 "단지별로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며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데 반대할 주민도 없지만, 단지별로 구상하는 리모델링 밑그림이 다를 텐데 이를 조율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추진준비위는 일단 12월 입주자대표회의와 동대표 선거 결과를 지켜보며 통합 리모델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통합 리모델링에 반대하겠다는 주민과 단지를 잡을 이유는 없다"며 "일단 계획대로 통합 리모델링 절차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합 리모델링은 반쪽짜리가 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같은 이촌동 내 단일 단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이촌현대는 리모델링을 위한 대부분의 절차를 마무리하며 시동을 걸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1974년 입주한 이 아파트는 지상 12~15층, 8개동 653가구 규모로 이촌동에서 가장 먼저 리모델링을 추진한 단지다. 2006년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했으나 일부 주민 반대로 리모델링 허가가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다. 최근 사업계획 승인 총회를 마쳐 리모델링 허가를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손몽호 이촌현대 리모델링조합 사무국장은 "지난 3일 한강교회에서 조합원 600명 이상이 참석해 74% 동의율로 승인 신청안을 가결했다"며 "예정대로라면 내년 하반기에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단지는 지난 8월 안전진단을 통해 8개동 수평증축이 가능하다는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