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내 증시에 칼바람이 불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고 있다. 증권사가 빌려준 주식 평가액이 일정 비율 이상으로 떨어지면 투자자 의사와 무관하게 반대매매가 일어나는데 최근에는 그 규모가 하루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식시장의 신용공여 잔액 역시 빠르게 줄며 반대매매로 인한 추가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나온 증권사 반대매매 물량은 호가 기준 5210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한 달 동안 출회된 물량 940억원에 비해 5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지난 30일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452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559억원 등 하루 반대매매 출회 물량만 1010억원에 달했다. 기존 사상 최고치였던 2008년 10월 27일 851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빌려준 주식 평가액이 주식담보 비율의 140% 밑으로 떨어지면 강제로 매도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자기 돈 5000만원과 빌린 돈 5000만원으로 1억원치 주식을 샀을 경우 주식 가격이 빌린 돈의 140%인 70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다. 투자자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해를 보며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셈이다.
반대매매 급증과 함께 신용공여 잔액 역시 급감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공여 잔액은 9조3650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의 신용 잔액은 4조8503억원으로 10월 한 달간 18.1% 감소했다. 코스닥 신용잔액 역시 4조5147억원으로 같은 기간 22.9% 줄었다.
주가 하락, 반대매매, 추가 주가 하락이라는 악순환 고리가 연출돼 왔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신용잔액은 지난해 11월 코스닥 급등 이전 수준까지 감소했는데 그만큼 담보 여력이 높아졌음을 방증한다"며 "추가 급락이 연속되지 않는 한 시초가 반대매매 압력은 낮아질 수 있는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