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을 시작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월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장기 저항선을 깬 금리,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율 감소 등 리스크는 큰 변동성과 함께 증시 하락의 빌미가 됐다. 시장에서 많이 언급하는 저점 레벨이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지지선 역시 무색해졌다.
금융위기에 이어 시작된 유례없는 규모의 양적완화 이후 경기 상승기에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겠다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디레버리징)는 아직 완전한 마침표를 찍지 못한 상태다. 글로벌 경기의 체질 변화로 인해 실물경제의 성장 지속 여부 또한 불확실하다. 시장 우려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시작하면서 유동성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용 사이클은 흔히 'Late Cycle'이라 불리는 후기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선진국이 주도한 신용 사이클 동안 선진국의 주가와 채권 가격은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신흥국은 올해 들어 더 높은 변동성을 가지고 선진국 자본시장 대비 열위의 탈동조화(디커플링)를 보여주고 있다. 글자 그대로 'Late Cycle' 국면에서 시장 참여자 또한 강세장 기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 최근 리스크가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년 만에 월간 최대 낙폭을 기록한 한국 증시는 전 세계적으로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이는 유동성이 줄어드는 신용 사이클 후반부에서 만만치 않은 대내외 악재가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단기간에 너무 많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가 내년부터 점차 둔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여전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다른 상황이다. 경기 둔화를 반영하는 국면에서도 단기 상승 사이클은 존재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적정 금리에 대한 발언이 10월 하락장의 촉매가 됐던 것을 감안해 보면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강세장 후반부를 조금 더 연장시키는 재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장기 우하향 사이클 상황에서도 우려를 너무 빠르게 반영한 주가에는 다시 반등 기회가 오게 마련이다.
필자가 최근 다시 새겨본 투자 원칙에 대한 소개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좋은 기업은 스스로의 영업을 통제할 수 있으며 거시적 환경에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은 기업이어야 한다. 투자자산의 매수 가격을 잊어야 한다. 정기적으로 투자 사유를
[최종혁 씨스퀘어자산운용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