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금융회사 협회서 일하는 이모 본부장은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이 1억원을 넘어섰다. 처음 받을 때만 해도 금세 갚을 듯 했지만 월급 이상으로 필요한 자금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빚이 불었다. 치솟는 전세금에 때마다 대출 고민은 늘고 외벌이로 자녀를 부양하는데도 힘이 벅차다. 직장에서 직급이 임원급으로 올라서면서 계약 연장에 대한 고용 불안도 걱정이다.
#미혼인 김모 대리는 집값 고공행진에 나이 마흔을 앞두고 집 한 칸도 못 마련하는 것 아닌지 걱정에 지난 9월 급히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 준공된지 30년 가까이 된 서울 태능의 한 아파트를 2억원 가량에 구입했다. 자금 형편에 비해 무리한 감이 있지만 결혼할 나이가 지났는데 집 하나라도 내세우고 싶었다. 하지만 무리한 대출에 신용대출 여력은 바닥이 났고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비싼 집값에 더해 턱없이 부르는 전세보증금, 여기에 낮은 소득에 각종 대출상환 압박 등 3040세대의 허리가 휠 지경이다. 소득이 적은 외벌이에 자녀까지 많은 가장이면 어깨는 더 무거워진다. 결혼 정년기에 들어섰지만 취업난에 이렇다 할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때론 보금자리를 마련할 형편이 안 돼 차라리 '솔로'를 택한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낯선 주제가 아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 규모가 사실상 15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의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서민들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다. 적게는 생활자금 급전부터, 학자금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자금, 많게는 집값과 전세금 대출까지 돈 들어갈 일이 줄줄이다.
일부는 이러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신용여력이 바닥을 보이면서 고금리 불법사금융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불법사금융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6조8000억원을 52만명 가량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불법사금융 이용자는 주로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생활‧사업자금이 필요한 월소득 200만~300만원대 40~60대 남성이었다. 이중 1만명은 연 66%를 초과하는 금리로 자금을 끌어다 썼다. 학계에서는 금감원 조사보다 더 많은 24조원 수준으로 불법사금융 시장을 추정한다. 그만큼 서민들의 자금애로가 경제상황과 맞물려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직장인들의 급전 대출인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증가세다. 자금 수요가 많다는 방증이다.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60조원 안팎이다. 이는 79개 저축은행의 기업과 가계자금을 포함한 모든 여신을 합한 수준이다. 지난 2011년 8월 국내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이 43조4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7년 동안 20조원 가까이 뛰었다.
대출은 늘어났는데 금리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에서 3개월 전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쓴 정 모씨는 이달부터 연 2.17%에서 2.67%로 가산금리가 변경돼 기존 3%대에서 4.33%로 대출금리가 올랐다. 5000만원을 대출하면 연간 이자부담이 100만원대에서 200만원선으로 늘어나게 된 셈이다. 정씨는 "월급 빼고 다 오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제는 심리다'는 말이 있지만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연간 기준 기존 2.9%에서 2.7%로 또 낮아졌다. 가계 살림살이가 힘들다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기준치(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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