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광역시 중에서도 부산과 울산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 각종 규제에도 끄떡없이 버텨준 대구와 광주 그리고 최근 들어 분양 호조와 학군의 힘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대전 영향으로 5대 광역시 집값은 8월 둘째주 이후 10주 연속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비서울 지역이라고 해도 광역시는 기본적으로 인구가 면적 대비 많은 데다 각종 생활 인프라스트럭처 측면에서도 다른 지방도시에 비해 잘 갖춰져 있는 편이라 부산과 울산을 제외하곤 경기흐름이나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는 덜 받았다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주택시장 현황분석 및 진단'을 보면 대구와 대전은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인천과 함께 공급이 부족한 4개 지역에 포함됐고, 광주 역시 '공급 적정' 수준에 머물러 주택가격이 떨어지기보다는 오를 유인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자치도는 그동안의 공급과잉이 지역경기 불황, 부동산 경기 침체 등과 맞물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충청권 추락이 도드라진다. 지난주 충북의 아파트값은 일주일 만에 0.46% 하락했고, 충남도 0.18% 떨어졌다. 공급과잉 영향이 크다. 통계청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충북의 주택 보급률은 110.7%로 경북(113.0%)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다. 그러나 이처럼 충분한 공급에도 불구하고 이후 충북에는 꾸준히 아파트가 늘어났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를 보면 지난 3년간 충북의 아파트 평균 공급량은 1만1418가구였다. 인구 159만명의 충북에 공급된 새 아파트가 인구 295만명의 인천 공급(1만434가구)보다도 많았던 셈이다. 역시 상황이 좋지 않은 경북과 경남도 공급과잉 문제가 크다. 경북은 지난주 아파트값이 0.13% 떨어졌고, 경남은 0.21% 하락했다. 특히 경남은 조선·기계업 등 지역 기반산업이 무너졌고, 우후죽순으로 세운 혁신도시 입주가 가시화하면서 집값이 확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지방에 거주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조차 서울 집값 상승에 '똘똘한 한 채'는 서울에 사자는 생각으로 지방 집을 팔고, 서울 주택 매입에 들어간 것도 지방의 부동산 경기를 나쁘게 만들었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서울 부동산의 외지인 취득 비중은 8월 20%에서 9월 22.2%로 늘어났다. 건수로는 1538건에서 2754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지방에서 서울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좋지 않은 경제 상황과 서울을 겨냥한 각종 규제가 지방 중소도시부터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선 서울에서 공급을 늘려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고, 지방은 경기나 부동산 시장의 쇠퇴가 뚜렷하게 보이는 곳을 선별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충북·충남·경북·경남 같은 쇠퇴 지역의 경우 준공 후 미분양 공공 매입을 해준다거나, 취등록세나 양도세 등을 감면해주는 식의 노력을 통해 관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