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며 국내 대기업집단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SK그룹 지주사인 SK(주)는 지분 100% 보유 비상장 자회사 SK인포섹을 SK텔레콤에 넘긴다. 또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LG 오너 일가가 보유한 판토스 지분 전량을 미래에셋대우PE에 매각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주)는 SK인포섹 지분 100%를 SK텔레콤에 넘긴다. SK(주)는 이에 대한 대가로 SK텔레콤에서 SK인포섹 지분 가치에 해당하는 SK텔레콤 주식을 받는 구조다. 같은 날 LG그룹은 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판토스 지분 19.9%를 전부 미래에셋대우PE에 매각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기업집단이 계열사 지분 정리에 나선 주된 원인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발맞춰 경영 투명성과 효율화를 꾀하기 위한 포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SK인포섹은 시스템통합(SI)솔루션 업무를 영위하고 있어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강화하는 SK텔레콤 자회사로 있으면 지배구조 효율성이 높아진다"며 "이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SK인포섹은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60%를 넘어선 까닭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주요 타깃으로 지목된 바 있다. 구 회장 등이 보유한 판토스 지분율은 19.9%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애당초 벗어나 있다. 그럼에도 LG는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이 같은 지분 매각을 단행한 것이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 등이 판토스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출자구조를 지주사인 (주)LG와 LG상사, 판토스로
공정위는 지난 8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으로 오너 지분율 20% 이상 기업은 물론 해당 기업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까지 확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