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와 "금리가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딜레마가 되는 것 아니냐"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금리 인상에 대해)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 유출이나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따른 문제, 가계부채 부담 증가도 생길 수 있고 현재와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는 고민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발언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뉘앙스로 비치면서 채권시장은 곧바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오후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2.8bp(1bp=0.01%p) 오른 연 1.921%로 장을 마쳤다. 하루 전날 신인석 한은 금융통화위원이 '저(低)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발언이 전해진 뒤 1.90% 밑으로 떨어지면서 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상태였는데, 13일 오후 들어 갑자기 치솟으며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김동연 부총리가 급히 진화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논란이 된 이 총리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이야기였을 것"이라며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리가 그런 뜻(인상)으로 말씀하신 것은 아닐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홍범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판단과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더라도 중앙은행 독립성을 흔드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한은 독립성은 정부와 정책 공조를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지만 기준금리를 올려서라도 집값 잡기를 하는 식으로 통화정책이 휘둘릴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은 안 좋은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정부는 고용 증가나 주택가격 안정, 성장률 같은 지표를 통해 지지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에 비해 단기적인 시야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은 통화정책 독립성 논란을 일으키는 정부 발언은 이전에도 있었다. 작년에는 8·2 부동산 대책이 나오고 며칠 뒤 당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채권시장이 흔들렸다. 지난달에는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우리에게 맞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한편 이 총리는 오전 자신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