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미국계 자산운용사 캐피털그룹이 SK하이닉스 지분 투자 규모를 늘렸다. 앞서 캐피털그룹은 지난 8월부터 미국 주요 투자은행(IB)들의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에도 SK하이닉스 지분율을 3%까지 올리며 저가 매수에 나선 바 있다.
지난 5일 SK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캐피털그룹과 특수관계자들이 지분 5.05%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이후 캐피털그룹이 SK하이닉스의 지분을 더 늘려 가면서 보유량이 5%를 넘어섬에 따라 보고의무사항이 발생한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캐피털그룹은 지난달 29일 SK하이닉스 주식 46만주를 추가 매집하며 지분 보유를 더 확대했다. 이에 따라 캐피털그룹은 또 다른 외국인 '큰손' 투자자인 블랙록(5.08%)과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SK하이닉스 1·2대 주주는 SK텔레콤(20.07%)과 국민연금(10%)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SK하이닉스 지분 매집에 나선 상황은 주목할 만하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이 향후 반도체 시장이 공급 과잉 심화와 함께 불황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경고를 잇달아 쏟아내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주요 IB들은 반도체 주요 품목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4분기에도 PC용 D램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반도체 업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횡보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추정 영업이익은 각각 65조1061억원, 22조2990억원으로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나란히 깰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전망과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 업체들은 오히려 대규모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공장 증설에 올해 30조원, 향후 3년간 1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5조원을 기존 공장 라인 증설 대금으로 투자하고 2020년까지 3조5000억원을 들여 이천에 신규 반도체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마이크론, 인텔 등도 대규모 증설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증설 계획은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D램 가격의 하락세가 시장의 우려보다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고 오히려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사업인 자율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