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드웨어 업종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SDI 모두 증권가의 3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가 3개월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2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발표 후에도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2주일간 11% 빠졌던 SK하이닉스도 최근 밝아진 하반기 전망에 주가가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3개월 전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 5조441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에는 기대치가 영업이익 6조2752억원으로 15% 증가했다.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라 증권사들이 영업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고, 장기 공급 계약 상황에 따라 D램 수요가 여전히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D램 가격은 3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2%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출하량까지 7% 늘어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계속 하락 추세지만 물량이 35% 늘어나면서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D램 사업에서 6조560억원, 낸드플래시 사업에서는 1850억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이후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터라 주가수익비율(PER)이 3.5배 수준으로 낮아져 추가 하락세가 계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 SK하이닉스 주가는 향후 이익이 이번 3분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다는 시나리오에 맞춰 내려간 상황이지만 공급 제약과 서버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4분기 D램 공급 초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삼성전기도 국내외 업체들의 생산능력 증설에 대한 우려로 나온 업황 고점 논란을 이번 3분기에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들의 삼성전기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2245억원에서 최근엔 2740억원으로 늘어났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이 전 분기 대비 8%가량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부산 사업장 전장 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ASP가 IT용의 두 배에 달하는 전장용 MLCC 생산과 판매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트 업체에서도 MLCC가 전체 부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정도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에 대한 저항감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MLCC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객들이 MLCC 공급 부족 장기화를 고려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고 중화권 세트 업체들이 제품 기능을 상향시키며 MLCC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하반기 MLCC 가격은 상반기보다 훨씬 큰 폭으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대만 MLCC 업체들이 그동안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주가가 조정받자 삼성전기 주가도 동반 하락하기는 했지만 최근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SDI 역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예상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월 전 삼성SDI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 전망치는 1232억원이었으나 최근엔 174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원재료인 코발트나 리튬 가격이 2분기부터 안정화된 상황에서 소형 배터리 제품 가격 상승이 이익 확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 산하 연구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번 3분기 원통형 배터리는 전 분기 대비 7~9%, 폴리머 배터리는 11~12%, 각형 배터리는 6~8% 판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원통형을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원통형 전지는 IT 기계뿐만 아니라 전동공구, 전기차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되고 있는데 3분기는 전동공구의 성수기이기도 하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