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익그룹은 합병 주간사 제안서를 검토한 뒤 NH투자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을 최종 후보에 올리고 주간사 선택을 위한 막바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IB 부문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NH투자증권과 지배구조 자문 부문에 특화된 대신증권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원익그룹이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다음달 주간사를 결정해 내년 초를 목표로 합병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향후 이목이 집중될 각사 간 합병비율과 이를 토대로 한 주주총회 등 세부적인 일정을 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원익 측은 2016년 합병 추진에 한 번 실패한 바 있어 보다 정교한 계획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 간 합병 추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양 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원익IPS와 원익테라세미콘 합병은 모두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년 전 합병 추진) 당시에는 원익홀딩스의 지주회사 요건 확보를 위한 성격이 강했다면 원익테라세미콘의 지분율이 충분해진 현재로선 순수한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서 "합병이 양 사 모두에 긍정적 이벤트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양 사가 합병한다면 △제품 라인업 강화 △인프라스트럭처 공유 △대형화로 인한 주가 프리미엄 등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증권은 합병하면 2019년 기준으로 매출 1조1500억원, 영업이익 2300억원에 이르는 대형 장비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두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불확실성은 합병 비율이다. 이 연구원은 "합병 비율이 2016년 1대1.055(원익테라세미콘 1주당 원익IPS 주식 1.055주 배정)에서 지난 29일 종가 기준으로는 1대0.65로 변했는데, 이 변화에 대해 양사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이 과제"라고 전했다
한편 합병 소식이 알려진 첫날인 29일 원익IPS는 1250원(4.98%) 오른 2만6350원을 기록했으며, 원익테라세미콘은 1650원(10.71%) 오른 1만7050원에 마감했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