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해진 분양규제에 틈새상품 `눈길`

정부가 청약가점제와 특별공급 등을 한층 더 엄격하게 관리하자 아파트를 대체할 틈새 상품이 뜨고 있다.
신규 아파트 분양에선 가점제 비중이 대폭 늘었는데, 젊은 층은 무주택 기간이 짧아 가점으로는 당첨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별공급 자격 기준도 더 엄격해졌다. 이 시장을 두드리기 어려운 신혼부부나 20·30대 젊은 층 가운데 청약통장 없이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생활숙박시설과 주거용 오피스텔, 그리고 민간임대 아파트 등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많아졌다.
생활숙박시설은 건축법상 숙박시설에 속하지만 예외적으로 취사가 가능한 주거공간이다. 젊은 층 1인 가구와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에게 유행했던 '레지던스'가 시초다. 생활숙박시설은 아파트처럼 개별 등기와 전입신고가 가능해 장기간 거주가 가능하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제한도 없다. HDC아이앤콘스는 5월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제주 아이파크 스위트'를 공급해 평균 청약률 59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로 불리는 주거용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유사한 내부 설계를 갖췄으면서도 일반적으로 상업용지에 지어져 생활편의시설이 인접해 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신혼부부 등 소규모 가정을 위한 대체 주거상품으로 인기다. 아파텔 분양에도 청약통장은 필요 없다. 지난해 11월 동양건설산업이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동탄역 파라곤' 아파텔 평균 경쟁률은 42.5대1에 달했고, 지난 6월 분양한 지하철 3호선 삼송역과 스타필드고양 사이에 위치한 '삼송 더샵'도 분양기간 내 모든 가구가 완판됐다.
일단 임대로 들어가서 살다가 임대기간이 끝난 후 분양 전환을 노릴 수 있는 민간임대 아파트도 청약통장 없이 노려볼 만한 투자처다. 개편된 청약가점제를 처음 적용받은 곳은 지난해 10월 제일건설이 공급한 민간임대 아파트 '의왕백운밸리 제일풍경채 에코&블루'다. 이 아파트는 평균 청약경쟁률이 43.7대1에 달했다. 민간임대 아파트는 4~8년간 거주할 수 있는 데다 임대료 상승률도 연 5% 이내로 제한받고 세금 감면 혜택도 있어 가계 부담이 비교적 작다.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