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벤처펀드가 출범한 지난 4월 5일 이후 이날까지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11개 기업(스팩·2일 신규 상장한 휴네시온 제외) 중 상장일 종가 대비 이날 종가 기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곳은 9개사였다. 11개사 평균 주가수익률은 -15.98%였다.
가장 많이 하락한 기업은 지난 6월 26일 상장한 유전자분석 전문기업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로, 상장일 종가 대비 2일 종가는 44.86%나 하락한 6120원이었다. 이는 공모가인 6500원을 밑도는 수치다. 뒤이어 의료용 수술기기 제조업체인 세종메디칼은 주가수익률 -36%를 기록했으며, 지난달 상장한 패치제 연구개발 전문 제약회사 아이큐어와 신약개발업체 올릭스도 각각 -24.92%, -24.01%를 기록했다.
상장일 종가보다 주가가 오른 곳은 여성 속옷 전문기업 엠코르셋(17.37%)과 사료 제조업체 현대사료(55.69%) 단 두 곳뿐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지나치게 공모가를 올려놓아 공모가 왜곡 현상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펀드로 지난 4월 5일 출범했다. 전체 자산의 15%를 벤처기업 신주(신규 상장기업 공모주, 벤처기업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포함)에 투자해야 한다. 나머지 자산 중 35%는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지정이 해제된 지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10%에 대해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데다, 대외변수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코스닥벤처펀드로 자금이 몰렸다. 여기에 공모주 30% 우선 배정 혜택이 주어지면서 코스닥벤처펀드에 몰린 자금이 대부분 공모주 청약에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들의 수요예측 경쟁률과 공모 청약 경쟁률은 수백 대1 나아가 1000대1을 넘는 일도 다반사가 됐다. 남북경협 수혜까지 겹친 현대사료는 청약경쟁률이 1690대1이었으며, 제노레이도 1028.72대1로 1000대1을 넘겼다. SV인베스트먼트도 974.23대1 등을 기록했다.
과도한 쏠림 현상은 공모가 왜곡 현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회사 총 50개 중 공모가가 희망밴드를 넘어선 곳은 6개사에 불과하다. 반면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이후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회사 중 2일 기준 희망 공모가 밴드를 초과해 최종 공모가를 책정한 곳은 총 8개사다. JTC, 제노레이, 세종메디칼, EDGC, SV인베스트먼트, 아이큐어, 올릭스, 한국유니온제약 등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 모두 상장 이후 반짝 상승하다가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8개사 모두 상장일 종가 대비 1일 종가 기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공모주 물량 배정을 받기 쉽지 않은 개인의 입장에서 상장 첫날 투자했다가는 큰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