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조 배당사고`로 수장 교체한 삼성증권, 앞으로 과제는

112조원대 '유령주식 배당사고' 증권업계에 충격을 줬던 삼성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최종 징계를 받은 가운데 사태 수습을 위한 후속 대응에 한창이다. 특히 직무정지 제재를 받은 구성훈 대표가 결국 자진사퇴를 하면서 새로운 수장 아래 '절치부심' 각오로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전일 '제14차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증권 배당사고에 따른 징계안을 최종 결정했다. 지난 4월 6일 초유의 배당사고가 발생한 지 3개월 만이다.
증선위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한 책임을 물어 삼성증권에 ▲ 업무 일부정지 6개월 ▲ 과태료 1억 4400만원 등 의결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앞으로 6개월 간 신규 위탁 매매를 할 수 없다. 당시 취임 12일 째를 맞았던 구성훈 대표에게는 3개월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 삼성증권이 전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남긴 안내글

금융당국의 조치가 나오자마자 삼성증권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일부 영업정지 6개월'을 통보받아 이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을 덜고자 정확한 내용을 안내한다"며 "27일부터 내년 1월26일까지 신규고객은 국내외 주식 매매거래가 제한된다"고 안내문을 게재했다.
삼성증권은 해당 조치는 당사와 처음 거래하는 신규고객에게만 해당된다면서 기존 고객들은 거래 제한되지 않기 때문에 자산 손해 발생, 자산 운용이나 입·출금 등 서비스 이용에 불편사항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페이지 안내 외에도 기존 거래자들의 이메일과 SMS문자 등으로 해당 내용을 재차 안내했다.
지점 영업 관리 직군들을 중심으로 금융거래 변동 사항에 대해 재교육을 실시하고 현장 대응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주요 VIP고객에게는 담당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ing)가 직접 전화를 걸어 주요 변동사항에 대해 충분히 고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거래와 회사의 서비스 이용에 대해 기존 고객들의 동요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후속 대응인 셈이다.
실제 삼성증권의 경우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VIP고객망이 두텁다. 신규 위탁자 매매 매출은 81억1376만원(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0.18% 수준이다. 당장 영업이 중단되더라도 전체 사업에는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이 때문이다. 오히려 삼성증권으로써는 이번 사태로 기존 가입자들의 이탈이 도미노처럼 일어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과 함께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을 받았으나 핵심 중 하나인 발행어음 인가는 제외된다. 지난해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중단된 인가 절차가 이번 배당사태 징계와 맞물리면서 사실상 신규사업 허가는 전면 보류됐다. 이에 삼성증권은 해외로 눈을 돌려 관련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 중신증권을 비롯한 대만 KGI증권, 베트남의 호찌민증권, 일본의 SMBC 닛코 등과 제휴를 맺어오며 글로벌 진출 전략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이밖에 지난 3월 자사 모바일 거래앱 '엠팝(mPOP)'을 통해 비대면 평생 수수료 무료 행사도 한달 만에 중단되면서 하반기 사업 방향에도 일부 전략 수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책성 경고'로 직무정지 3개월을 받은 구 대표는 자진 사퇴하며 자리를 내놨다. 이날 오후께 열린 긴급이사회를 통해 현 장석훈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장 신임 대표는 '유령주식 배당사태' 이후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시장의 브랜드 신뢰 회복, 하반기 사업 재구상 등 남겨진 과제 해결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대표이사 교체를 계기로 삼성증권 전 임직원은 겸허하게 책임지는 자세로 배당사고와 관련된 고객과 주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사후수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증권은 전거래일 대비 250원(0.77%) 떨어진 3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