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4일(19:1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꾸준히 외화채 시장의 문을 두드려온 NH농협은행이 이번에도 5억달러 규모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아시아와 미국 투자자들 모두 NH은행의 건전성에 믿음을 보내며 투자에 나섰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날 진행된 5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총 16억달러의 투자를 받아냈다. 최초 5년 만기 미국채에서 145bp(1bp=0.01%p) 가산한 수준에서 금리가 제시됐으나 주문이 대거 몰리자 최종적으로 122.5bp를 가산한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이번에 발행된 채권의 쿠폰 금리와 수익률은 각각 3.875%, 4.031%이다. 이번 가산금리는 지난 7월 중순 공기업인 동서발전의 채권과 같은 수준이다.
최근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기조를 보이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불안정성이 커지며 외화채를 발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여건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농협은행이 보유한 높은 신용도를 통해 이번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농협은행의 이번 채권에 각각 A1,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외화채 시장에서 꾸준히 이름을 알려 왔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줬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7월과 2016년 9월에도 각각 5억달러의 자금을 외화채 시장을 통해 조달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투자자 저변 확대를 위해 미국 투자자들까지 참여할 수 있는 포맷을 선택했다. 발행에 앞서 이달 중순 홍콩과 싱가포르, 취리히, 런던 등 아시아와 유럽지역은 물론 미국 현지에서도 로드쇼(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로드쇼는 글로벌 투자자에게 농협은행의 신용 강점을 알리고, 결국 발행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채권 발행 여건이 악화됐지만 농협은행은 이번 딜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시장에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며 "로드쇼도 성공적인 발행의 초석이 됐다"고
이번 발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크레디아그리콜, HSBC, 소시에테제네랄, UBS가 이번 발행의 주간을 맡아 실무를 담당했다. 투자자는 성격별로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각각 39%와 33%를, 중앙은행·보험사, 헤지펀드·PB·증권사가 18%와 1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