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 공시 위반 ◆
12일 롤러코스터를 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도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이날 정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명백한 회계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판단하면서 이 종목을 둘러싼 소송전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으로 큰 손실을 본 국내외 투자자들이 이번 판단 이후 주가가 더 하락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소송전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기준을 위반했다고 발표하면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미국 바이오젠에 부여하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의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이 종목에 대한 주가 악재는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은 금융감독원의 회계 위반 발표일(5월 1일) 이후 이날까지 무려 3조9000억원이 증발했다. 투자 손실 증가로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 비율은 21.5%(3월 말 기준)에 달한다.
업계에선 이날 정부의 판단 이후 이 종목 주가가 추가로 더 하락하면 이 종목을 9.7% 들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투자자와 국가 간 소송)에서 스스로 엘리엇의 입지를 강화시켜준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손해를 입었다며 ISD에 나섰다. 핵심 논리 중 하나는 합병 당시 제일모직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를 들고 있는데 분식회계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산정됐다는 것이다.
일단 정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한 만큼 스스로 엘리엇의 논리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주가 움직임이 중요한데 주가가 부진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 중 엘리엇과 같은 헤지펀드가 소송 및 문제 제기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일단 상장폐지라는 악재를 벗어나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금융위는 핵심 쟁점 사항인 이 종목 회계처리 위반 금액이 자기자본의 2.5%를 넘는지에 대한 판단은 보류했다.
이날 이 종목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이 종목은 전일 대비 1만4000원(3.37%) 오른 42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도 전일 대비 3500원(2.99
[문일호 기자 / 정슬기 기자 /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