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에서 베트남 전문가로 불리는 소진욱 미래에셋자산운용 베트남법인장의 조언이다. 10년 넘게 베트남에서 체류하며 펀드 운용을 담당한 그는 중장기 베트남 펀드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높아진 단기 변동성을 감수하고 투자를 저울질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베트남 펀드 3개월 수익률은 지난 6일 기준 -23.24%였다. 소 법인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글로벌 주식 시장 전반이 불안해 신흥국에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이 잇달아 유출되며 베트남도 충격을 받은 것"이라며 "신흥국 증시는 당분간 힘든 시기를 겪겠지만 증시가 반등할 때 군계일학은 베트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베트남 증시를 밝게 보는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소 법인장은 "미국 수출입 물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7%를 넘는데 베트남은 고작 1.3%에 불과하다"며 "중국과 무역 규모를 줄이는 미국이 물량 일부만 베트남으로 돌려놔도 베트남 경제는 엄청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는 '고통의 시간'이 끝나면 미국과의 교역 규모를 극적으로 늘리는 '기회의 시간'이 찾아온다는 얘기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산 중저가 생활용품 수입을 줄인 자리에 무엇인가를 대신 채워넣어야 하는데, 글로벌 제조업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이 가장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달리던 베트남 증시가 단기 하락하자 베트남 증시가 폭락했던 10년 전 사태가 재발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하지만 외환보유액이 100억달러를 밑돌아 외부 변수에 취약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600억달러 넘게 외환을 쌓아놓는 등 울타리가 튼튼하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이 국제통화기금(IMF) 권고 기준인 12주치 수입결제 대금 수준(450억달러)을 넉넉히 웃돌고 있어 외부 충격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거란 얘기다. 그는 이어 "10여 년 전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은 채 10조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조원 넘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한국인 자금에 의존했던 10년 전과 세계 각국에서 투자가 골고루 몰린 최근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소 법인장은 "베트남 증시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웃돌아 단기 변동성이 더 커진 측면도 있다"며 "지수 하락 시 주식을 적극 사들이며 주가를 떠받치는 기관투자가의 부재가 최근 베트남 증시 입장에서는 뼈아팠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베트남 증시가 단기 하락한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신규 베트남 펀드를 내놓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베트남 증시에서 배당여력이 높은 고배당 기업을 모아 펀드를 신규 설정할 계획이다. 소 법인장은 "성장성 있고 실적도 좋은 베트남 중대형주 중에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를 밑도는 알짜 기업이 널려 있다"며 "신흥국에 속한 기업인데도 성장성을 전혀 인정받지 못해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 법인장은 "베트남 기업은 배당성향도 높아 연 6% 이상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는 기업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차별화된 리서치 역량을 동원해 절대 잃지 않는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 법인장은 2006년 말 미래에셋자
[하노이 =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