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6월 5일~7월 5일)간 국내에 출시된 베트남 펀드 설정액은 135억원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북미(285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가는 가운데 설정액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펀드는 베트남과 북미뿐이다. 올해 들어 늘어난 금액만으로 따지면 베트남 펀드가 6281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올해 설정액 급증은 베트남 대표지수인 호찌민 증권거래소 VN지수가 무려 지난 한 해 50% 가까이 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올해 들어서도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올해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VN지수는 20% 가까이 더 올랐다. 그러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경제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지수는 크게 흔들렸다. 덩달아 내국인의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최근 세 달 동안 베트남 펀드(15개) 평균 손실률은 21.76%에 달한다. 이는 브라질 펀드(21.79%)와 비슷한 수준이며 중국(11%)보다도 두 배나 많은 손실이다.
최근 손실에도 베트남 펀드에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국 펀드에서는 최근 한 달간 798억원이 빠져나갔다. 국내 투자자들이 베트남에 실망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번 기회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내에 출시된 상품 중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A가 설정액이 2204억원으로 가장 크다. 이 밖에 유리베트남알파펀드C/A(772억원), 미래에셋베트남펀드1(431억원) 등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경제성장이 한창인 베트남에서는 국영기업과 건설·부동산업, 금융업, 소비
증권업계에서는 베트남 펀드가 곧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실적 대비 고평가 부담감이 감소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