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그룹의 시총은 85조304억원으로, 한 달 전(101조1960억원)과 비교해 16조1656억원 감소했다.
현대차그룹과 비슷한 규모의 LG그룹은 한 달 새 시총이 8조5890억원 줄어들었고, 삼성그룹과 SK그룹의 시총도 각각 45조8864억원, 6조8550억원 감소했다. 포스코와 롯데그룹도 시총이 각각 1조1876억원, 3조2689억원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가운데 시총이 제일 큰 폭으로 감소한 계열사는 현대차다. 현대차의 시총은 지난달 5일 31조3894억원에서 이달 5일 26조7636억원으로 4조6258억원이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총 순위도 4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지난 2월 코스닥에서 이전상장한 셀트리온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포스코까지 현대차를 앞질렀다.
가장 큰 문제는 실적이다. 이미 지난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며 '어닝 쇼크'를 겪었고, 2분기 실적 눈높이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433억원으로, 석 달 전(1조3296억원)보다 21.5%나 하향 조정됐다. 매출액 전망치 또한 24조1116억원으로 3월 말(24조8068억원) 대비 2.8% 낮아졌다.
지난달 현대차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지만 중국 소매판매량은 오히려 부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소매판매는 기대치에 못 미쳤는데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가격 저항에 직면하면서 인센티브 없이는 판매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대치를 밑도는 중국 판매가 두 달 연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 무역갈등의 중심업종이 자동차로 지목되면서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기아차, 현대로템,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 시총도 함께 급감했다.
현대모비스는 한 달 새 시총이 2조6769억원 줄어들었고, 현대제철과 기아차도 각각 1조7949억원, 1조3782억원 감소했다. 남북 경제협력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현대건설마저 시총이 2조원 이상 사라졌다.
문제는 불안한 대외 환경이 현대차그룹에 대한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달 중순 전후로 발표될 미국 정부
오는 13일 현대차 노조의 파업 예고, 19~20일 미국의 수입자동차 관세 공청회, 25~27일 2분기 실적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연이어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