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철도역사지만 하루 이용객이 30만명에 불과해 중앙역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서울역이 남북 협력 시대 동북아시아 교통과 물류, 경제의 핵심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서울역~용산역 지하화 △환승시간 3분 이내로 단축 △서울역 민자역사 옥상과 서울로7017 연결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울역 마스터플랜 내부 검토를 마무리했다.
서울시는 6·13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철도 개발의 실질적인 '키'를 쥐고 있는 국토부와 서울역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서울역 마스터플랜 수립 관계자는 "서울시 차원에서 내용 검토는 이미 끝났고 국토부와 협의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면서 "지방선거 이후 하반기가 되면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서울역 통합 개발은 워낙 큰 프로젝트이다 보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현재까지는 국토부와 서울시가 각각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지방선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공동 협의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5월 철도시설공단과 함께 "미래 통일 시대를 대비해 서울역을 유라시아 중추 교통거점으로 육성하겠다"면서 '서울역 통합 개발 기본구상'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용역은 이르면 올해 10월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국토부와는 별도로 민간 전문가 등과 함께 자체 검토를 진행했다. 서울시가 구상 중인 서울역 마스터플랜의 핵심은 서울역에서 남영역을 거쳐 용산역까지 서울시 철도의 중심 지역을 지하화하는 것이다. 철로가 지하로 내려가고 남은 지상 공간에는 공원과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3월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당시 "서울역에서 용산역을 지하화하고 상부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서울역이 유라시아 철도의 관문이 돼야 한다"면서 동북아 교통·물류·경제·문화의 중심 플랫폼으로서 역할 정립을 강조했다.
서울역~용산역 구간 지하화 관련해 최대 관건은 최소 2조~3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사업비를 어떻게 충당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서울역~용산역 지하화 방침에 국토부도 거의 동의하고 있다"면서 "다만 지하화하는 데 당장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자금을 회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서울역 마스터플랜에는 현재 10분가량(국제 기준 'F' 수준) 소요되는 평균 환승시간을 3분 이내(C수준)로 줄이는 환승시간 개선 방안도 핵심 사항으로 포함된다. 서울역에는 현재 경부선, 경의선, KTX, 지하철 1호선·4호선, 공항철도 등 6개 노선이 모여 있다. 현재 확정됐거나 검토 중인 GTX A노선·B노선, 신안산선, 신분당선, 수색~광명KTX 등이 추가되면 머지않아 10개 노선 이상으로 늘어난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현재 서울역이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환승하기가 복잡하고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이라며 "서울역이 제 기능을 하려면 환승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이후 10년간 표류 중인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도 마스터플랜을 통해 재개할 예정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은 서울역사 뒤편 철도 용지 5만5535㎡에 컨벤션센터·사무실·호텔·문화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예상 사업비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코레일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또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공개한 '서울역 일대 종합재생계획'에서 언급했던 서울역 민자역사 옥상과 서울로7017을 연결하는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도 마무리 단계다. 서울시 담당자는 "이렇게 되면 서울역에서 내린 여행객이 캐리어를 끌고 명동과 남대문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서울역 하루 평균 이용객은 약 31만명으로 일본 도쿄역(약 150만명) 대비 5분의 1에 불과하다. 도쿄 인구가 서울과 비교했을 때 1.3배가량 많은 것을 감안해도 서울역을 찾는 이용객이 크게 적다.
[최재원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