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사업 주력" 재확인
23일 미래에셋에 따르면 박 회장은 국내 사업을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을 비롯한 각 사 대표이사 등에게 맡기고 본인은 해외 사업에 전력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향후 대내외적으로 '미래에셋대우 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박 회장은 "국내 경영은 이제 전문가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계열사 부회장과 대표이사가 책임 경영을 하고, 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주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 4월부터 박 회장은 홍콩에 주로 거주하면서 글로벌 사업을 지휘하고 있다. 2016년 5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이후 미래에셋대우 회장으로 선임된 박 회장은 때마침 2년 임기가 만료된 상태이기도 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사업에 주력하기로 밝힌 상황에서 회장 임기가 만료되면서 직함도 내려놓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박 회장이 최근 미래에셋그룹의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진행되면서 상당한 압박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은 물론 수익성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에 대해 현 정부 측은 사실상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한 상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미래에셋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경쟁사가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먼저 따내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에서 다소 뒤처진 상황이기도 하다.
다만 계열사 지분구조는 물론 박 회장이 갖고 있는 그룹 전반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고위 관계자는 외압에 의한 2선 후퇴라는 해석을 부인하면서 "2년 전 약속대로 국내 경영은 후진에게 맡기고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세계로 진출하겠다는 회장 취임 당시의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전 세계 10개국에 14개 거점을 확보하면서 국내 증권사 중 해외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의 자기자본 규모는 2조3000억원, 직원 수는 700여 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박 회장은
[신헌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