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유동성 규제가 뭐기에 이자 더 내는 서민들

저축은행 재무건전성을 위한 금융위원회의 과도한 유동성 규제가 대출이자율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필요 이상의 초과 유동성 보유에 따른 저축은행 역마진이 대출 금리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예금 조달 금리는 연 2.49% 수준으로 저축은행중앙회 예치금 이자율(1.8%)을 감안할 경우 0.68%포인트 가량 역마진율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축은행에 필요 이상의 유동성이 발생하고 이를 저축은행중앙회에 맡기는 것인데, 예금보험료(0.5%, 특별기여금 포함)까지 포함하면 역마진율은 1%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저축은행은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부채(예금 등)에 대해 유동성 자산(대출 등)을 10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쉽게 말해 저축은행은 향후 3개월 후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 등에 대비해 3개월 전부터 유동성을 준비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현 시점에서 앞으로 3개월치 유동성(수신)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때 예금을 유치해야 하는 만큼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최근 대형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예금 특판을 진행한 이유도 유동성 규제 때문이다.
반면 시중은행은 1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부채 상당의 자산을 기준으로 유동성 비율을 산정한다. 유동성 자산과 부채 산정 기준을 1개월 이내로 하느냐 3개월로 하느냐에 따라 금융회사의 비용 부담이 적어지거나 많아진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과잉 유동성 보유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조달 비용 상승은 결국 대출 고객의 이자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향후 금융당국이 예고한 예대율(예금 총액에 대한 대출 비율) 규제까지 추가로 도입되면 서민 대출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업계가 유동성 규제 완화를 건의했지만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