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경-수목건축 공동주최 도시재생 금융포럼
↑ 4일 열린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 민간금융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원장,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손병석 국토부 1차관, 손현덕 매일경제 논설실장. [김재훈 기자] |
손병석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지난 4일 매일경제와 수목건축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공동 주최한 '도시재생포럼'에 참석해 "정부는 그동안 도시재생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지만 이제는 실제 사업 추진에 필요한 민간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손 차관은 "다양한 방식의 민간 차원 재생사업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 마련을 목적으로 열린 이날 포럼은 국토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감정원이 후원했다.
이재광 HUG 사장은 "전국 곳곳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상당한 규모의 금융 지원 모델이 필요할 것"이라며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선 민간 자금을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 사례와 정책 제언이 쏟아졌다. 쇠퇴해가는 전국 낙후 지역을 재생하는 도시재생 사업은 장기적이고 전문적인 프로젝트이며 정부 예산만으로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벅찬 게 현실이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다양한 성공 사례와 함께 새로운 투자 방안을 제시했다. 국내 최초 '임팩트 투자 전문회사' 기치를 내건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이하 아크운용)은 직접 자사가 투자한 해외 민간 도시재생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도시재생 사업은 보통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낡은 주거지를 대상으로 해 공공성이 늘 강조되지만 결국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다면 중장기적인 추진동력을 갖기 어렵다.
아크운용은 미국 뉴저지 뉴어크에 위치한 '크루거맨션 프로젝트'를 통해 낡은 옛집을 도시의 소규모 창업과 쇼핑 명소로 재탄생시켰다. 크루거맨션은 1888년 세워진 주택으로 역사적 보존 건물로 지정됐다. 이후 40년 넘게 역사적 보존 방식으로 건물 재생을 시도했으나 사업성이 떨어져 속도를 내지 못했다.
임창규 아크운용 전무는 "기존 건축물은 주변 지역 소규모 자영업 창업자를 위한 창업보육센터로 만들고 건물 옆 토지에는 시세보다 저렴한 소규모 임대가게와 임대주택이 함께 들어서는 '숍하우스'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크루거맨션 프로젝트는 자본금 기준 사업비 2900만달러(약 310억원)를 투입해 연간 배당수익 8~10%, 10년 후 투자 종료 시점에는 평가차익을 포함해 연평균 15%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맞벽 재건축 등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실제 진행하고 있는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주요 도시의 재개발이 뉴타운식 대규모 방식에서 도시재생을 통한 소규모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은 '자금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재개발은 시공사가 자금을 부담했지만 소규모 주택정비에서는 시공사에 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신 자금력이 풍부한 민간 부문의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도시재생 블라인드펀드'가 최근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자금 조달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추진 의사가 있는 공동사업 시행자가 사업비 절반은 블라인드펀드, 절반은 HUG의 기금 융자를 통해 재원을 조달한 후 리츠사에 매각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민간 디벨로퍼, 주민, 지방자치단체가 한 팀으로 소규모 저층지를 개발해 1층엔 상가, 2층엔 임차인, 3층엔 집주인이 사는 형태의 개발 모델을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노후 지역 100곳에 1년~1년6
서 대표는 "HUG 사업비 융자 한도를 50%에서 70%로 늘리고 준공공임대주택 인센티브에 맞춰 리츠의 HUG 기금 사용 가능 기간도 현재 최대 5년에서 8년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지용 기자 /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