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대체투자펀드 수탁액은 지난해 말 118조원을 넘어서 올 상반기 12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펀드에만 60조원이 몰렸고 인프라투자도 33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지난해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를 포함한 증권형 펀드의 수탁액이 3조원 감소하고 파생형 펀드, 혼합자산형 펀드의 수탁액도 각각 15조원, 7조원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국내 펀드시장에서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 등 대체투자펀드에만 돈이 몰린 셈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운용사들도 사업을 키우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하나자산운용과 신한프라이빗에쿼티는 각각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신한대체투자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체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아시아 대체투자팀을 신설하며 조직 정비에 나섰다. 유안타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 증권사 역시 대체투자 관련 임원을 영입하거나 부서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대체투자 관련 전문 인력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대체투자, 그중에서도 부동산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인력난 속에 대리급도 수억 원의 연봉을 받거나, 임원급 연봉은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체투자가 주로 기관투자가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정보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국내 운용 중인 대체투자펀드 중 91.9%가 사모펀드 형태로 설정돼 투자 대상 자산의 특성과 지불구조, 투자금의 회수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마저 일부 개별 투자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전달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해외에서는 프레퀸, 캠브리지어소시에이트 등 대체투자 시장과 대체투자 펀드와 관련한 전문적인 정보를 수집하여 제공하는 전문기관이 존재한다"며 "국내에서도 시장투명성과 투자의 합리성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 전문기관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대체투자펀드에 투자하더라도 투자기간이 길고 환매가 어려운 점은 고질적인 문제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공모형 부동산펀드의 경우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거래소에 상장시킬 수 있도록 했지만 막상 상장된 상품도 거래가 안 되는 게 대부분이다.
이지스운용 공모형 부동산펀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부동산펀드 등은 상장 이후 거래량이 전무한 상태다.
도쿄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증권의 도쿄오피스1호도 거래량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거래량이 거의 없다 보니 매매가 생기면 가격
한 증권사의 PB 관계자는 "부동산 공모펀드는 장기 보유 목적으로 판매됐기 때문에 중간에 매매를 권하지 않는 편"이라며 "하지만 급히 환매해야 할 일이 생겨도 워낙 매매가 없다 보니 실제 펀드 기준가보다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있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