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부쩍 힘을 내는 이유는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실적 전망은 올리고 셀트리온은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올 들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수하고 있는 반면 셀트리온 주식은 대거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삼성바이오로직스 시총이 셀트리온을 추월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총 3위를 찍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다시 셀트리온이 3위로 올라섰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위를 차지했다. 두 종목의 시총 차이는 3511억원으로 좁혀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두 종목의 시총 격차는 2조5742억원에 달했다. 유럽에서 바이오 시밀러(복제약)가 잘 팔리고 있는 데다 코스닥에서 코스피로의 이전 상장(지난 2월 9일) 기대감까지 겹친 셀트리온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후 셀트리온 주가는 정체된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최근 실적 개선 호재가 나오며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배가량 뛸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9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51.5%, 38.4%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개별 실적 기준)은 1256억원이다.
작년 이익(660억원)보다 90.4% 증가했고 연초 증권사 추정치(986억원) 대비 27.4% 상향된 수치다.
셀트리온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6641억원으로 추정된다. 작년 실제 영업이익(5220억원)보다 27.2% 증가하지만 연초 추정치(7071억원)보다는 6.1% 하향 조정됐다.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여 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전망은 높인 반면 셀트리온에 대해선 다소 보수적인 전망으로 돌아선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유럽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처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전망을 높인 것"이라며 "셀트리온은 작년까지 국내 바이오 종목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낸 회사로 올해는 다소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다국적 제약사와 특허 문제를 합의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에피스의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도 삼성바
이 같은 기대감에 외국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올 들어 9일까지 5565억원 순매수 중이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을 2조95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