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1분기 상장사들의 실적 기근 속에서도 '눈높이'(실적전망)가 오른 종목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조정 장세가 길어지는 현시점에서 호실적 흐름 대비 주가가 덜 오른 종목이 주목받을 수 있는 시기라고 설명한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1분기 실적전망치(추정기관 수 3곳 이상만 집계)가 있는 130개 기업 가운데 84개사(64.6%)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보다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 동안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곳은 46개사(35.4%)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은 40개 기업 중 26개사(65.0%)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 달 동안 하향 조정됐다. 한 달 새 전망치가 오른 곳은 14개사(35.0%)였다.
이 가운데 1분기 실적전망치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LG전자(1개월 전 시장 예상치 대비 현재 예상치 증감률·15.2%)였다. LG전자의 한 달 전 영업이익 전망치는 7500억원이었지만 이날 집계 기준 전망치는 8638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LG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9215억원)와 비교해 6.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실제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분위기는 좋다. LG전자는 판매 호조에 지난해 주요 가전제품 생산가동률이 냉장고 98.2%, 세탁기 96.1% 등 최근 5년 사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가전업계에서는 수익성 개선 효과가 이어지면서 올 1분기에 양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10%대로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새로운 가전시장에서 성장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1분기 실적과 관련해서 볼 때 HE(TV) 및 H&A(가전) 부문 실적이 기존 예상치를 초과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올 1분기 동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실제 65% 이상 증가했고, VC(전장부품) 부문 역시 전기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출하량이 계속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고 연구원은 이어 "LG전자 전기차부품을 장착하고 있는 쉐보레 볼트의 미국 판매량은 지난 1월 1177대에서 2월엔 1424대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다만 MC(스마트폰) 부문은 LG전자 기업가치에 부담이 되고 있지만, 오히려 회사가 스마트폰 사업을 점차 개선하겠다는 의지와 방향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각에선 LG전자의 이번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호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최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조1927억원으로 지난해(2조4685억원)보다 29.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내년엔 이보다 많은 3조50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2월 6일 장중 9만3400원까지 하락했던 LG전자 주가는 현재 11만원대로 올라섰다. 3월 22일엔 장중 11만4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기업은 아시아나항공(11.4%)이었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403억원에서 현재 449억원으로 높아졌다. 특히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1분기 영업이익은 70.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화물·여객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삼성SDI(10.8%), LIG넥스원(9.7%), LS산전(8.8%), 현대미포조선(6.4
한편 코스닥시장에선 유진테크(13.0%), 오스템임플란트(6.4%), 원익IPS(4.0%), 펄어비스·CJ E&M(3.6%), 더블유게임즈(3.1%) 등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