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이촌동 재건축 스타트
↑ 서부이촌동 특별계획구역 3개 중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 사업에 돌입한 이촌1구역. [용환진 기자] |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촌동 203-5 일대에 위치한 이촌1구역은 3월 16일부터 4월 16일까지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안) 수립에 대한 주민 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면적이 총 2만3543.8㎡인 이촌1구역은 원래 제1종일반주거지역(548.4㎡)과 제2종일반주거지역(2만2995.4㎡)으로 구성됐으나, 준주거지역(1만6463㎡)과 제2종일반주거지역(7080.8㎡)으로 두 단계 종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 용적률이 최대 200%에 불과했는데 종상향이 이뤄지면 소형 임대주택을 짓고 기부채납을 하는 등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500%까지 가능해진다.
이 같은 종상향 추진은 2015년 이뤄진 서울시 결정에 근거한다. 당시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서부이촌동 재건축 대상 지역을 3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준주거지역까지 종상향할 수 있도록 의결했다.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으로 구성된 이촌1구역(559가구)과 함께 중산시범아파트(228가구), 이촌시범아파트·미도연립(217가구)이 종상향 대상이 됐다.
다만 종상향이 되더라도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최고 층수는 35층까지만 가능하다. 이촌1구역은 한강에서 가까운 편이지만 한강과 이촌1구역 사이에 대림아파트 4개동이 일렬로 병풍처럼 가로막고 있다. 대림아파트의 최고 층수가 22층이어서 이촌1구역 재건축이 이뤄지면 23~35층 등 일부 층수에서만 한강 조망이 가능할 전망이다.
어쩔 수 없이 종상향을 해 고밀도의 주거지를 건설한 뒤 각각의 소유주에게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보통 종상향을 하면 일반분양을 많이 할 수 있어 사업성이 올라가지만, 이촌1구역은 일반분양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늘어난 용적률만큼 기존 소유주가 받게 되는 분양 면적을 늘리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이촌1구역은 전용면적 44㎡(230가구), 49㎡(156가구), 59㎡(234가구), 84㎡(239가구) 등 네 가지 평형에 859가구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현재 13.2㎡의 대지 면적을 보유한 소유주는 수억 원의 분담금을 내면 전용 59㎡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이촌1구역 대지 면적 13.2㎡의 기준 시세는 2015년만 해도 3억5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5억3000만원까지 급등했다. 대부분의 소유주는 30년 이상 살고 있는 토착민이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 붐에 따라 새로 진입한 투자자도 일부 있다.
서부이촌동의 3개 특별계획구역 중에서 이촌1구역의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중산시범아파트는 최근 들어서야 조봉연 추진위원장을 선임했고, 이촌시범아파트·미도연립은 아직도 추진위원장을 선출하지 않았다. 이촌1구역만 사유지인 영향이 크다. 중산시범아파트와 이촌시범아파트의 토지는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가지고 있다. 주민들이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먼저 서울시와 용산구청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해야 한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3개 특별계획구역이 모두 2015년에 종상향을 약속받았지만, 중산시범과 이촌시범은 시유지를 매입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종상향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낡은 집과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이촌1구역 주민들은 재건축에 대한 의지가 높은 편이다. 이촌1구역의 주택 건물 110개 중에서 노후·불량 건물은 107개로 전체 건물의 97.3%, 지어진 지 40년 이상 된 건물은 총 82동으로 전체 건물의 74.5%를 차지한다.
이촌1구역 추진위원회는 종상향만 가능하다면 서울시의 웬만한 요구는 모두 들어주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안)에는 장기전세주택 260가구가 포함돼 있다. 전체 가구 수가 859가구이기 때문에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30.3%나 된다. 전체
김영주 이촌1구역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종상향은 이미 2015년에 서울시가 약속했던 사항"이라며 "이촌1구역 재건축이 재산 증식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서울시가 이번 종상향 추진을 승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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