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을 등에 업고 빚을 내서라도 투자에 나서겠다는 분위기가 다소 주춤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신용거래 잔액 규모가 지난해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할 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신용공여 잔액은 11조6799억원으로 신용융자 자료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신용잔액 규모가 9조9922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용공여 잔액은 올해 들어 17%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글로벌 무역전쟁 위기감이 돌았던 최근 기준으로 좁혀보면 사정은 다르다. 신용거래 잔액은 지난달 23일 이후 28일까지 4거래일 동안 4564억원이 급감했다. 하루 평균 1000억원이 넘는 감소세다.
특히 정부의 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기대를 모았던 코스닥 시장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신용공여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서며 유가증권시장의 신용공여 잔액을 웃돌기도 했지만 같은 기간 3400억원이 줄어 5조원대로 내려왔다.
신용공여 잔액은 개인투자자가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매수한 금액을 말한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신용공여가 꺾인 것은 향후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시장에 신용잔액 융자 감소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증권사가 돈을 빌려준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가 일어났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개별 종목으로는 최근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을 받으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차바이오텍의 신용공여 잔액이 313억원이 급감해 규모가 가장 컸고, 한 달간 주가가 15% 이상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카카오(-196억원) 엔씨소프트(-139억원) 한미약품(-129억원), 코스닥 시장에서는 디에스케이(-86억원) CMG제약(-80억원) 등이 신용공여 잔액 감소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