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과 2017년 스팩 상장폐지가 각각 0건, 8건에 불과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 9개 종목은 모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케이비드림3호스팩, 교보5호스팩, 유진스팩3호 등도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결국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2009년 국내시장에 도입된 스팩은 비상장기업과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다. 비상장기업으로서는 별도의 공모 절차 없이 증시에 상장하고 기업가치 평가 시 보다 유리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투자자들 또한 공모주에 비해 청약경쟁률이 낮고 원금이 거의 보장된다는 점에서 스팩 투자를 즐겨 했다. 지난해에는 스팩 합병을 통해 21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 코스닥시장 내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코스닥 직상장 문턱까지 낮아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스팩과 합병해 우회상장하기보다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8715억원으로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3조6885억원)에 비해 두 배에 육박한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1월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을 통해 세전순이익 50억원, 시가총액 1000억원, 자기자본 250억원 등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만 갖추면 신규 상장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히면서 스팩 합병에 대한 수요가 더욱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동구바이오제약, 린드먼아시아, 알리코제약 등 9개 종목이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반면 스팩 합병 상장은 아직까지 한 종목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2월 거래소가 하이투자증권의 하이제3호스팩과 러셀 간 합병을 승인하면서 이르면 오는 5월에야 첫 스팩 합병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