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가 미래다 리빌딩 서울 ① ◆
숫자만 보면 기분 좋은 일이지만 서울의 경쟁력이 이대로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 세부 분야를 보면 서울은 경제 10위, 연구개발(R&D) 5위, 문화교류 11위, 생활여건 22위, 환경 27위, 교통접근성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이 개선해야 할 요소가 보인다. 양호한 성적을 보이는 분야는 대부분 민간 역량이 발휘된 덕분이다. 생활여건과 환경은 공적 부문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서울은 지금까지 혁신의 집합소였다.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는 저서 '도시의 승리'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이 위대한 성공을 거둔 이유로 서울이 혁신의 집합소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인류문화의 근간이고 경제활동의 주역인 도시에서 학습하고 생산하고 발명하고 경쟁하는 다양한 인적자본이 연결되고 결합되면서 경제적 성공을 이룬다는 것이다. 서울은 그런 면에서 한국인만이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미주 국가들과 연결되는 관문으로 서울의 교통 인프라스트럭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머릿속에 담긴 아이디어도 흐르도록 한다고 했다.
↑ 서울 용산역 일대 전경. 교통의 요충지로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중심이 돼야 하지만 복합역사가 광폭의 도로로 둘러싸여 주변 지역과 단절되고 일대가 낙후된 상태로 남았다. 2007년부터 통합 개발이 추진됐지만 민간 사업자들의 이전투구와 정부의 리더십 부재로 10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
주요 환승역과 주변 지역의 도시 공간에 사람이 모여들어 교류하며 즐기는 곳이 필요하다. 이동하기 위해 단순히 갈아타는 곳이 아닌 모이는 곳(Node), 모여드는 곳으로 바꿔야 함께 모여 일하고 즐기고 생산하고 소비하고 교환하는 창조적인 도시 공간이 된다.
서울은 가용 대지 면적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교통 결절점을 중심으로 고밀도 복합 개발을 하고 용도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고, 수평으로 이어 붙이는 등 압축적 토지 이용이 꼭 필요한 도시다.
↑ 1970년대 최악의 낙후지였던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역 주변은 정부와 민간의 철저한 협업과 30년에 걸친 초대형 역세권 도심재생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킹스크로스역 인근 신축 주상복합 건물 한가운데 위치한 루이 큐빗 공원. 루이 큐빗공원은 역세권 개발의 핵심인 친환경 개발을 대표하는 곳으로 주말마다 관광객과 주민들의 쉼터로 변신한다. [런던 = 추동훈 기자] |
서울에는 2017년 기준 건축물 61만1300여 동이 있고 총 연면적은 5억5000만㎡(1억6600만여 평·주거용 53%)로 시민 1인당 55.8㎡(16.9평)다. 그중 30년 넘은 것이 21.7%로 서울이 늙어가고 있다. 특히 서울의 역세권이자 중심부인 중구(39.6%)와 용산구(30.7%)는 노후 건축물 비중이 월등히 높다. 서울 중심부가 늙고 병든
역세권 개발을 통한 서울의 리빌딩(Rebuilding)이 시급하다. 주요국 대표 도시 간 글로벌 경쟁이 벌어지고 생존을 다투는 지금 우리가 꼭 필요한 매력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이에 서울이 병들고 죽어갈까 두렵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