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정 회장이 설립한 신생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SJL파트너스가 서정진 회장의 셀트리온홀딩스에 대한 2000억원 투자를 최종 확정지었다. 임 회장은 JP모건 한국대표 재직 시절부터 셀트리온이 재무적 곤경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홀딩스는 SJL파트너스로부터 전환사채(CB) 방식 투자 2000억원을 유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본계약을 지난달 28일 체결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이 같은 사실을 2일 오전 공시한다. 양사는 지난해 말 투자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에 합의한 뒤 그간 CB 전환가 등 계약 조건을 두고 협의해 왔다. 핵심 계열사 셀트리온이 지난달 초 코스피로 이전상장함에 따라 단기 주가 출렁임이 심할 수 있는 까닭에 이전 상장 뒤로 본계약을 계속해서 늦춰온 상황이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지분 93.86%를 보유한 서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다. 그룹 주력기업 셀트리온 지분 20.09%를 보유해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SJL파트너스는 셀트리온홀딩스가 발행하는 CB에 2000억원을 투자한다. 해당 CB가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SJL파트너스는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약 3%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투자는 가깝게는 셀트리온홀딩스가 처한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지분 보유 규정을 충족시키기 위한 재무적 지원 역할부터 출발해 중장기적으로 셀트리온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기 위한 포석이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올 초까지 셀트리온 지분이 19.76%에 그친 까닭에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지분 20% 이상 보유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해 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셀트리온홀딩스는 서 회장 보유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담보로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1300억원을 대여해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셀트리온 지분 0.33%를 장내매수해 지분을 20.09%로 끌어올렸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셀트리온홀딩스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그룹 관계사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대여금을 상환하는 한편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미국 지역 제약 유통사 인수를 노리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제약시장은 유통사가 지닌 강력한 네트워크가 진입장벽으로 다가오는 까닭에 약가의 30%가 넘는 금액을 유통마진으로 지불
임 회장은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최고 IB로 꼽히는 JP모건에 오랜 기간 재직해오며 쌓아올린 네트워크를 활용해 셀트리온그룹의 해외 기업 인수 조력자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