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국 '셀프연임' 비판에 KB 사외이사 추천과정서 회장 배제
먼저 관심이 쏠리는 건 KB금융지주다.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해둔 상태여서 다음달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의 가결 여부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 앞서 허인 KB국민은행장이 4년째 공석인 상임감사에 대해 "3월 주총 전에 선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감사직을 둘러싼 과거 '낙하산 논란'이 되풀이될지 주목된다. 이 같은 관심 속에 23일 KB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노조 추천 후보와 별도로 선우석호 서울대 객원교수,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변호사 등 3명을 임기 2년(1년 단위 중임 가능)의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번 사추위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참여하지 않은 채 진행된 게 특징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셀프 연임' 논란을 지적하면서 압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는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에도 관여하는데, 이사진 구성에 현직 대표의 입김이 반영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게 당국 입장이다. 이에 하나금융지주·DGB금융지주도 사추위에서 회장을 배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선우 교수는 한국금융학회와 한국재무학회 회장, 홍익대 경영대학원장을 역임한 재무·지배구조 분야 전문가다. 과거 홍익대 교수협의회 직선 투표에서 유력한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주변의 신망이 두터운 인사로 알려졌다. 사법연수원 9기 출신인 정 변호사는 인천지검 부천지청장과 서울고검 검사 등을 지낸 뒤 2006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을 지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최 부원장은 주주가 직접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예비후보 추천제'를 통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최 부원장은 2005~2010년 외환은행 감사본부장, 글로벌 담당 부행장 등을 역임한 감사·글로벌 부문 전문가다. 앞서 1975년 한국씨티은행에 입행했고 1996년부터는 금융감독원에서 검사전문역, 국제협력실장 등을 지냈다.
◆ IBK·신한 '코드 인사' 논란
KB 외에 신한·하나·NH농협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일제히 다음달 주총에서 사외이사 교체를 앞두고 있다. 사외이사 임기 만료가 겹치면서 금융회사들은 후보 추천을 위해 막판 조율 중이다.
먼저 IBK기업은행은 지난 13일 한국금융연수원 총무부장 및 노조위원장 출신인 김정훈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민금넷) 전문위원을 3년 임기의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민금넷은 전·현직 금융기관 임원과 교수 등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단체로, 지난해 4월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특히 지난해 퇴임한 조용 사외이사가 한나라당 대표 특보 출신이었다는 점과 비교되며 '색깔론'이 대두됐다.
지난 21일 추천된 신한금융지주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두고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후보 3명 가운데 박병대 성균관대 로스쿨 석좌교수는 대법관 출신으로, 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라는 사실이 부각됐다. 이 밖에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의 차기 사외이사진 구성도 주목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여부가 이번 주총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하나금융 사외이사진은 7명 가운데 윤종남 의장과 송기진 김인배 윤성복 양원근 박원구 이사 등 총 6명의 임기가 다음달 예정된 주총에서 만료된다. 농협금융지주는 민상기 손상호 전홍렬 정병욱 등 4명 모두 임기가 만료된다. 5~6년간 중임이 가능해 일부는 유임, 일부는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금융회사 주총에서 이사 선임 외에 또 다른 쟁점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출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 노조는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노조 측은 "지난해 11월 하승수 변호사는 정당 활동 등을 이유로 부결됐지만, 권 후보자는 인사·조직관리 전문가인 데다 별다른 결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