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행장이 선언한 '디지털 혁신'의 신호탄인 신한은행 모바일 통합 어플리케이션(앱) '신한 쏠(SOL)'이 22일 출시됐다. 기존 뱅킹앱인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 등 은행 관련 앱 6개의 메뉴를 하나로 모았을 뿐 아니라 어떤 앱에서든 채팅으로 송금이 가능한 키보드뱅킹,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맞춤형 상품 지원처럼 다른 앱에서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기능을 대거 탑재해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 당일 기자가 실제 내려받아 사용해본 쏠의 가장 큰 특징은 간결함이다. 공인인증서 인증 없이도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앱처럼 손가락 패턴 인증으로 로그인이 가능하다. 기능이 지원되는 스마트폰에서 구동하면 지문 등 바이오인증 방식도 쓸 수 있다.
포털사이트 첫 페이지처럼 가능한 모든 서비스 메뉴를 나열했던 기존 앱과 달리 첫 화면을 이용자의 계좌잔액·맞춤메뉴 목록·나를 위한 추천상품 정도로 단순화했다. 덕분에 가뜩이나 작은 스마트폰 화면 안에 굳이 자주 찾지 않는 메뉴까지 섞여있다보니 원하는 서비스를 찾기 힘들었던 기존 앱의 단점이 개선됐다.
이용자의 그동안 거래내역과 자금상황 등을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해 예·적금이나 대출 가입시 실제 적용되는 금리를 바로 보여주는 것은 은행앱 가운데 최초의 시도다. 실제 적금 상품 탭에서 금리안내를 클릭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 중 이용자가 무엇을 만족하지는지 분석해 자동으로 최종 금리를 제시한다. 앱 첫 화면에 나오는 가입추천 상품은 이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비슷한 종류의 예·적금은 빼고 그 사람과 비슷한 거래 패턴을 보이는 고객군에서 인기있는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선정된다.
체크·신용카드를 쓰고 있다면 최근 수년간의 결제금액을 분석해 어떤 항목으로 많이 썼는지, 월별 결제액이 각각 전년보다 얼마나 늘거나 줄었는지를 그래프로 한 눈에 보여준다.
쏠에 탑재된 기능 중 가장 편리한 것은 키보드뱅킹이다. 지난 1월 SC제일은행이 최초로 은행앱에 도입한 이 기능은 굳이 은행앱을 켜지 않아도 스마트폰 화면에 키보드만 띄우고 상대방의 계좌번호나 전화번호만 알면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다. 카카오페이와 유사하지만 카카오톡에서만 작동되는 카카오페이와 달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른 SNS나 심지어 네이버 화면 검색창에서도 키보드에 있는 신한은행 로고만 누르면 바로 송금창이 활성화된다. 사전에 은행앱에서 설정만 해 놓으면 공인인증서 필요없이 계좌 비밀번호만으로 1회 100만원까지 보낼 수 있다. 덕분에 계좌번호를 활용한 송금의 경우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입력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 5초 정도에 불과했다.
단순히 대답만 하는게 아니라 고객 질문에 맞는 앱 속 실행 메뉴를 바로 연결해주는 인공지능(AI) 챗봇, 지방세와 관세·교통 범칙금까지 기존에 불가능했던 항목까지 추가해 총 15종의 공과금 납부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처리할 수 있는 스캔 납부 기능, 쏘카와 배달의 민족 등 제휴처 서비스로 이동 가능한 종합 생활서비스 메뉴인 '써니존' 등의 기능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날 베일을 벗은 신한 쏠에는 최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뱅킹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그간 신한은행이 기울여 온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년 3월 취임한 위성호 행장은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를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으로, AI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선임하는 파격 인사에 이어 이어 AI, 블록체인, 로보어드바이저 등 핀테크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6대 랩(Lab)'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무엇보다 디지털 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해왔다. 쏠의 탄생도 "기존 은행 모바일 서비스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라"는 위 행장의 지시로 이뤄졌다.
서춘석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부행장은 "지금까지 오프라인 거래를 지원하는 보조수단에 머물렀던 모바일 뱅킹을 이제는 영업점과 동등한 핵심 영업채널로 키우는 방향으로 성장전략을 바꾼 결과"라고 설명했다.
쏠 출시로 기존 은행앱인 신한S뱅크
신한은행은 향후 쏠에 탑재한 AI와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쏠에서만 가입 가능한 모바일 전용상품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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