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주요 계열사 현주소
증권시장에서도 대우그룹의 흔적은 뚜렷이 남아 있다. 포스코대우,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등 4개 상장사가 있다. 안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포스코대우는 올해 들어 '알짜주'로 지목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두산그룹을 재무 위기로 몰아넣었던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실적 면에서나 주가 측면에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이에 비해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은 아직도 KDB산업은행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대우 올해 실적은 매출액 23조6664억원, 영업이익 4937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각각 7%, 8.5% 증가한 수치다. 특히 포스코대우는 2012년 1397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4013억원까지 늘어난 바 있다. 다만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실적이 크게 개선됐던 지난해에도 주가는 연초 2만5000원대에서 연말 1만7000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격 상승세라는 유리한 영업 환경에 실적도 개선되고 있지만 투자자 관심이 종합상사에까지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다 코스피 랠리를 이끌던 반도체주가 지난해 말부터 주춤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이른바 '저평가된 알짜 종목'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로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던 포스코대우가 부각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1만8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올해 1월 초 2만원을 넘긴 뒤 1월 말에는 장중 2만5000원 선까지 넘어섰다.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간 2월에는 주가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2만원대를 지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실적 개선세에 비해 주식시장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올해 실적은 매출액 7조251억원, 영업이익 7171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각각 7%, 8.5% 증가한 수치다. 2015년 적자 951억원을 기록한 후 2016년 이익 4908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608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면에서 완벽하게 턴어라운드했다.
지난해까지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8000원 수준에서 답보 상태였으나 지난해 12월 말부터 수직 상승해 올해 1월 25일에는 장중 1만1750원을 찍기도 했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관련 재무적투자자(FI)와의 소송이 실적·주가에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21일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 주주 간 계약과 관련한 2심 판결에서 원고인 미래에셋PE, IMM PE 등 FI가 승소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 2심 재판부는 원고인 FI가 투자대금 중 일부인 145억원을 돌려 달라는 청구에 대해 100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 측은 소송가액에 비례해 물어야 하는 인지세 부담을 덜기 위해 청구금액을 낮게 책정했지만 이번 승소를 기반으로 추후 소송가액 확대할 예정이다. 원고 측 주장이 전액 인정된다면 두산인프라코어가 물어줘야 할 대금은 원금 3800억원에 지연이자 연 15% 등을 더한 총 7090억원이 된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추후 판결문 내용을 살펴보고 기업 회계 기준에 맞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대법원에 상고할 뜻도 내비쳤다.
이 두 기업에 비해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주식거래가 재개됐으나 매출 절벽에 부딪힌 조선업황으로 인해 주가는 방향성 없이 급등락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인수할 것으로 확실시되던 대우건설도 지난해 4분기 예상치 못한 빅배스를 단
한편 대우그룹 내 증권사였던 대우증권은 미래에셋과 합병되면서 국내 최대 증권사로 자리 잡았다. 대우캐피탈은 아주캐피탈로, 대우정밀공업은 S&T모티브로 탈바꿈돼 유가증권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우람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