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세아제강(-5.10%) 휴스틸(-4.64%) 동국제강(-0.89%) 등 주요 철강주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 상무부가 백악관에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에 모든 국가 철강제품에 24% 관세 부과(1안), 한국 등 12개 국가 철강제품에 53% 이상 관세 부과(2안), 모든 국가에 2017년 대미 철강 수출액의 63%로 쿼터 설정(3안) 등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외국산 철강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강관이 실질적인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큰 강관을 주로 생산하는 철강업체는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향 철강재 수출량 중 57%가 강관이었으며, 한국 유정관 수출의 약 99%, 송유관 수출의 약 65%가 미국으로 향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강관 생산업체들에는 이번 미국 상무부 권고안이 부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15년 당시 110만t이던 강관 대미 수출량은 2016년 120만t에서 지난해 200만t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미국에 대한 국내산 강관 의존도는 66%로, 열연(4%) 중후판(6%) 냉연(1%) 등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이날 세아제강은 장중 내내 약세를 이어가며 전 거래일 대비 5.10% 하락한 9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세아제강은 이날 장중 8만8800원까지 떨어지며 최근 3개월래 최저치로 내려앉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만 장중 최고·최저치 기준으로 주가가 22.4%나 떨어졌다. 지난달 말 1만6000원 선이던 휴스틸 주가는 이날 장중 1만4200원까지 하락하는 등 약세장을 이어왔다. 이날 휴스틸은 전 거래일보다 4.64% 하락한 1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강관업체들에 대한 실적 불확실성이 주가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그 영향을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세아제강은 미국에 연간 생산능력 15만t(조관·후공정 포함)의 설비를 갖추는 등 대응 태세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발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백 연구원은 "간접적인 영향을 고려한다면 열연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며 "국내 강관업체들이 미국 수출용 강관을 제조하는 데 있어 국산 열연을 우선적으로 사용해 국내 열연 제조업체들의 내수 판매 또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의존도가 높지 않은 포스코(0.00%) 현대제철(0.38%) 등은 오전 중 2~3%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다가 사실상 보합 수준으로 마감했다. 백 연구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업체들은 이미 2016년 8월 주요 제품들에 대한 미국의 고관세 부과 이후 미국향 수출 비중을 줄여왔기에 추가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포스코의 철강제품 판매에서 미국향 수출 비중은 3%, 현대제철은 4%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이들은 미국의 자국 철강산업 보호정책이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철강제품의 수출 지역 다변화 등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규제가 한국 철강업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전
[정슬기 기자 /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