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인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인수·합병(M&A)을 통해 미국 본토 ETF 시장을 파고들기 위한 지름길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은 2011년에도 캐나다와 호주에서 각각 현지 ETF 운용사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인 바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캐나다 '호라이즌 ETF'의 순자산은 7조8000억원, 호주 '베타셰어스 ETF'는 4조3000억원 등으로 덩치가 커졌다. 이 밖에 한국 홍콩 콜롬비아 미국 등 총 6개국에서 237개 ETF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순자산은 최근 200억달러를 돌파하며 전 세계 운용사 가운데 2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순자산 100억달러의 글로벌X를 인수하면 미래에셋의 ETF 자산 규모는 300억달러를 넘어서고, 순위도 세계 18위로 높아진다. 2011년 말 45억달러에 불과했던 ETF 운용자산이 지속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6년여 만에 7배 가까이 불어나게 된 것이다.
또 글로벌X가 ETF 상품 52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셋의 ETF 상품도 기존 237개에서 289개로 확대된다.
글로벌X는 특화된 상품 라인업을 통해 빠르게 운용자산 규모를 늘리고 있는 업체다. 테마형, 인컴형, 국가별, 스마트베타 ETF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기술발전, 가치투자, 인구구조, 자원 등 네 가지 주제로 구분된 테마형 ETF가 장점이다. 로봇과 인공지능 산업 수혜 종목으로 구성된 'BOTZ ETF(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 ETF)'는 지난해 수익률이 58%를 넘었다는 게 미래에셋 측 설명이다. 이 밖에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에 특화된 ETF도 인기를 끌었고 고배당 기업 투자수익으로 매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인컴형 ETF 역시 판매가 늘고 있다. 이 덕분에 글로벌 X의 순자산은 지난 1년간 4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태용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 사장은 "미래에셋은 다양한 글로벌 ETF 라인업을 바탕으로 자산배분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며 "미국 시장에서 기반을 쌓은 글로벌X의 차별된 ETF 상품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래에셋은 국내 ETF 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에 밀려 아직까지 운용자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으로 미래에셋의 국내 ETF 자산은 8조8800억원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이 19조1300억원으로 아직까지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이번 글로벌X 인수를 시작으로 미래에셋의 해외 시장 공략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투자은행(IB)의 면모를 보다 적극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에셋은 2003년 홍콩에 국내 최초로 해외 운용법인을 설립한 이후 인도, 영국, 미국, 브라질 등 12개국에 진출했다. 2008년에는 국내 운용사 최초로 역외펀드(SICAV)를 룩셈부르크에 설정해 30여 개국 투자자들에게 미래에셋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시장도 계속 노크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은 2006년 중국 상하이 랜드마크 빌딩인 미래에셋타워, 2013년 호주 시드니의 포시즌스 호텔을 인
미래에셋 관계자는 "부동산, 사모펀드(PEF), 사회간접자본(SOC)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체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헌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