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자 투자노트 / '엔지켐생명과학' ◆
↑ 손기영 회장 |
당초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달 15∼16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쳐 22∼23일 공모 청약을 받을 예정이었다. 당시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7000∼3만7000원이었다.
기업 가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상대평가로 산정됐는데 유사 기업을 녹십자, 유한양행, 동화약품, 종근당으로 선정해 도출한 평균 PER가 25.86배였다. 2020년 추정 당기순이익 277억원에 25% 할인율을 적용해 2017년 말 142억원으로 가치를 도출했으며, 이를 통해 주당 가치를 4만6515원으로 계산했다. 여기서 20.46∼41.9%를 할인한 가격이 초기 희망 공모가 밴드다.
그러나 상장 소식과 함께 코넥스 거래가가 급등하면서 공모를 연기했다. 엔지켐생명과학 측은 "공모가액을 확정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확정 예정이었던 공모가액과 산출 발행가액 간 괴리로 공모가액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코넥스 평균 주가에서 30% 범위 이내 할인율을 산정해야 한다는 금융위원회 규정을 맞춰야 했지만 급등세로 이를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당시(지난달 15∼17일)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종가 기준 7만7200∼8만3500원 선에서 움직였다. 2013년 9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엔지켐생명과학은 최근 코넥스에서 거래된 120여 개 종목 중 줄곧 거래대금 상위를 차지해왔다. 7일 종가 기준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7만8000원이며 시가총액은 5332억원이다.
1999년 설립된 엔지켐생명과학은 생체면역조절 글로벌 신약 개발, 의약품중간체와 원료의약품 등을 제조한다. 원료의약품과 복제약 생산 등에서 주요 매출이 나오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 핵심 물질인 EC-18을 이용해 항암 치료의 부작용 중 하나인 호중구(백혈구 구성 성분 중 하나) 감소증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등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EC-18은 녹용에 0.002% 포함돼 있는 단일물질인 PLAG 성분을 이 회사가 합성 개발해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은 자금 대다수를 신약 개발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업계는 엔지켐생명과학과 비슷한 사례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오는 21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오스테오닉도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 당초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을 6800원에서 7500원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코넥스 시장 주가가 20% 가까이 올라 7일 종가 기준 1만800원을 초과했다. 이에 오스테오닉은 공모가 최상단보다 높은 7700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