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지난주 말에 이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단기에 급증하면서 지난해부터 큰 수익을 내 왔던 신흥국 펀드의 수익률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각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 시장은 미국 증시 급락 충격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코스피가 1.54% 하락한 것을 비롯해 홍콩 항셍지수가 장중 한때 4% 넘게 내렸고, 대만 자취엔지수도 5% 가까이 폭락했다. 베트남 증시 역시 장중 한때 5% 넘게 급락했다.
글로벌 증시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계속되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지난 1년간 고공행진을 벌여 온 신흥국 펀드 수익률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최근 1년간 베트남 주식형 펀드가 수익률 45%를 웃돌았고, 중국 주식형 펀드도 44.72%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해외 펀드에서 신흥국 펀드의 성과가 좋았다.
전문가들은 급작스러운 증시 변동에 따른 신흥국 펀드 환매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경기 확산 분위기가 뚜렷한 데다 급등한 신흥국 증시의 단기 조정이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라는 점에서다.
이승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본부장은 "경기 회복 온기가 선진국에서 신흥국 쪽으로 넘
어오는 국면이고, 회복 국면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 등 경제 개선의 폭은 신흥국이 훨씬 클 전망"이라며 "지금 유동성이 일정 부분 정체되고 증가 폭이 줄어드니 고점에서 먼저 내려오려는 심리가 강하지만 지금 정도에서는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는 것이 맞는다"고 조언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