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發 증시 한파 ◆
최근 10년간 국내 증시에는 두 번의 큰 조정기가 있었다.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 충격파가 가장 컸고, 이후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두 번째였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소식이 전해진 2008년 9월 16일 코스피는 하루 새 90.17포인트(6.1%) 폭락해 1400선이 순식간에 붕괴됐다. 그해 10월 24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공포가 극에 달하면서 일일 하락 폭이 10.57%에 이르렀고, 1000마저 무너져 내렸다. 리먼 파산을 기점으로 40여 일 사이에 코스피는 36.5%나 추락했다. 코스피는 이듬해인 2009년 5월에 가서야 리먼 파산 이전 주가인 1400선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후 2년간은 코스피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2011년 여름 2200선에 근접했다. 하지만 2011년 8월 초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다시 급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당시 신용등급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부채 한도 인상을 놓고 대립하자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충격은 글로벌 증시 전체로 미쳤고 코스피는 그해 8월 1일 2172.27에서 9일 1801.35로 6거래일 만에 17%나 떨어졌다. 특히 8월 9일에는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13조5050억원에 달할 정도로 투매가 발생했고, 당시 거래대금 기록은 지금까지도 사상 최대치로 남아 있다.
2011년 가을에는 1700선마저 붕괴됐다가 2012년 2월에야 2000선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2000선 탈환에 6개월이 걸린 셈이었다.
시계를 좀 더 넓혀보면 코스피의 일일 하락 폭이 가장 컸던 때는 2001년 9·11 테러 이튿날인 12일로 하루 새 12.02% 하락했다.
과거 증시가 패닉에 빠졌던 대형 이벤트에 비하면 이번 미국 국채금리발 충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이 경기 상승기의 조정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차별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2010년 5월 그리스의 구제금융 당시와 유사한
[신헌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