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지펀드&헤지펀더 / 안다자산운용 ◆
30년 투자고수로 알려진 최권욱 안다자산운용 회장이 내놓은 헤지펀드 운용 철학은 다소 평범해 보였다. 장기적으로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상방보다는 하방을 예의주시하라는 게 그의 주장. 상승장에서 수익을 좀 더 올리는 것보다 잃지 않는 투자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펀드매니저에게도 "지루하게 들릴지 몰라도 최종 승자가 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강하게 밀어붙인다. 그러나 요즘처럼 갑작스레 변동성이 커져 하루 만에 시장이 4%씩 빠지는 장세를 감안하면 최 회장 조언이 딱 들어맞는 전략임을 부인할 수 없다.
최 회장은 1990년대 현대투신운용·서울투신운용 시절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건 '최권욱 펀드'로 시중 자금을 끌어모았던 인기 펀드매니저였다. 1999년 코스모투자자문을 창업하고 외환위기, 닷컴버블 등 위기도 있었지만 10년 만에 회사를 국내 1위 자문사로 키웠다. 그후 최 회장은 지분을 매각하고 전문경영인으로 남아 있다가 2011년 다시 자기 회사를 설립한 게 안다투자자문이다. 2014년에는 전문사모투자인가를 받아 국내외 기관 자금을 헤지펀드업계로 끌어모으고 있다.
안다투자자문이 간판 상품으로 내놓는 헤지펀드는 '안다크루즈'로, 주식을 사고파는 것뿐만 아니라 차익거래·메자닌 상품 등을 편입한 소위 '멀티전략펀드'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초창기였던 2014년 5월 출시된 이 펀드는 지난 1월 말 기준 운용자산규모가 1623억원에 달한다. 4년이 채 안 됐지만 이 기간 누적 수익률이 59.8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7% 상승한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낸 셈이다. 변동성(표준편차 기준)도 코스피(8.2%)에 비해 낮은 5.8%를 기록했다. 시장 상황이 급변하더라도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 펀드의 수익률을 분기 단위로 잘라보면 지난 4년여 동안 한 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언제 들어왔다 언제 나가더라도 적절한 수익률을 내줬다는 얘기다. 튼실한 수익률을 믿고 안다자산운용에 돈을 맡기고 있는 고객들은 60% 이상이 해외 기관투자가다. 해외 연기금이나 금융기관 등이 실력을 믿고 들어온 셈이다.
그런 취지에서 요즘 안다투자자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 메자닌펀드다. 메자닌펀드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같은 메자닌(층과 층 사이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증권에 투자해 처음에는 안정적 이자 수익을 얻다가 나중에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상품이다. 올 들어 주식시장에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메자닌펀드에 투자하면 단기에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안다메자닌펀드는 현재 4호까지 나왔는데 기관들이 한 번에 200억~300억원씩 투자해 6개월 단위로 엑시트(exit)하고 다음 펀드에 다시 들어오는 등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2016년 설정된 안다메자닌펀드 1·2호는 지난달 말 기준 누적수익률 13.50%, 27.52%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메자닌펀드 운용을 잘 하다 보니 안다자산운용은 자연스레 코스닥기업에 대한 투자식견이 밝은 곳으로 알려졌다. CB, BW를 발행하는 기업이 코스닥기업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재무 상태나 투자 가치 등을 분석하는 눈이 밝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안다자산운용 헤지펀드를 총괄 책임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