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亞증시 한파 ◆
채권금리가 심리적 임계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2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채권금리는 4.96bp(1bp=0.01%) 오른 2.842%로 마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8%를 넘은 건 4년 만이다. 한국 국고채금리도 미국을 따라가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일 3년 만기 국채금리와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각각 2.287%(+3.7bp), 2.803%(+4.7bp)로 마감했다.
3%는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2013년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점진적으로 자산 매입을 줄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일어났던 긴축 발작(테이퍼 탠트럼) 이후 금리가 3%를 넘은 적은 없었다. 당시 버냉키 전 의장의 발언 이후 채권금리는 큰 폭 올랐고, 신흥시장에서만 400억달러 수준의 자금이 유출됐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2013년 9월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진 뒤 다시 오르지 않았다.
최근 미국발 채권 금리 급등은 미국 1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기폭제가 됐다. 지난해 1월 대비 시급 상승률이 2.9%를 기록하며 물가 상승 압력을 실감하게 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 갑자기 가격 체계가 크게 변화하는 시기가 있다. 최근의 경우 테이퍼 탠트럼과 도널드 트럼프 집권 때 금리가 급등했다. 둘의 공통점은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2%에 근접했던 것"이라며 "작년 내내 1.6~1.7% 수준이었던 기대인플레이션이 2%를 넘었다. 가격 체계가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미국채 10년물 금리 3%까지는 무리 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에 투자심리를 받쳐주던 2.7%가 깨진 뒤 3%까지는 저지할 만한 요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3%를 넘어서 한 단계 더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데다 급등세가 이어지면 타격이 예측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위일복 KTB자산운용 채권전략팀장은 "금리가 더 오를 경우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통화당국에서 시장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 수준에서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한국 채권금리는 3%에 이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국내 경제 지표 회복세가 미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데, 금리만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장기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유출 우려도 크지 않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국고채가 해외 금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