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자기 자산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 운용 손실을 최소화하되, 안정된 투자 수익을 추구하려는 특징이 강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매년 연초마다 증권사들이 대거 순매수했던 종목들이 대체로 코스피 대비 양호한 성과를 거둬왔다고 분석한다.
증권사 고유자산(PI) 운용본부 관계자는 "자기 회사 돈으로 운용을 하기 때문에 위험관리에 크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보통 연초에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고 평가되는 종목에 주목하는 한편, 과도한 리스크가 부여된 종목이나 어느 정도 차익실현을 했다고 판단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과감히 매도에 나서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당시 증권사들이 가장 많이 샀던 종목(상장된 지수는 제외)은 KB금융(476억원·이하 순매수)이었는데, 이 종목은 작년 한 해 동안 주가가 48.8%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1.8%)보다도 2배가 넘는 수익률이다.
이어 올해 1월 한 달간 증권사들이 가장 많이 찜한 종목은 카카오(527억원)였다. 카카오의 경우 그간 호실적 흐름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현재 증권사들은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이 5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5431억원)과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314억원) 역시 각각 19.7%, 34.2%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2016년 1161억원에서 지난해 1814억원으로 56.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역시 262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이와 함께 최근 카카오가 10억달러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에 성공한 가운데 해당 자금으로 인수·합병(M&A)을 본격화하면 기업가치가 동반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시장에서는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카카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9.7배로,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중장기적 관점에서 자회사들의 지분가치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은 카카오가 일부 지분을 보유 중인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규제 이슈 등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단기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중론이다.
현재 카카오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 25.8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경우 주가가 최근 가상화폐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향후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수 증가를 감안할 때 단기 주가 상승 여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로엔을 제외한 카카오의 실적이 매 분기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올해 역시 가파른 실적 성장이 지속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한 달간 증권사들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카카오 외에도 KB금융(471억원) 롯데케미칼(465억원) CJ E&M(232억원) 롯데쇼핑(195억원) 등이었다. 특히 CJ E&M의 경우 증권사들이 지난 1월에 코스닥 종목을 2조557억원을 팔아치운 가운데 유독 '사자' 움직임이 강했던 종목이었다. CJ E&M은 최근 CJ오쇼핑과의 합병을 결정해 국내 최초로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이 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CJ E&M 주주는 CJ오쇼핑의 2018년 예상 실적 기준 PER가 13배로 CJ E&M(22.4배)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향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증권사들은 지난 1월 한 달 동안 셀트리온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해당 기간에 2944억원을 순매도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의 잇따른 매도 의견 보고서 때문에 주가가 휘청거린 바 있다. 반면 국내 증권사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