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유럽신흥국(9.43%), 남미신흥국(11.10%), 글로벌 신흥국(9.28%) 등 신흥국 주식을 많이 담은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일본(4.45%)과 북미(5.65%), 유럽(3.77%)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특히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러브펀드)의 수익률 상승세는 최근 유가 강세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30%에 육박하는 해외주식형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에 비해 러브펀드는 10% 중반대로 다소 낮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 유가 강세와 함께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브라질 주식펀드는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6.13%에 불과했지만 최근 1개월만 놓고 보면 14.08%로 수익률이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러시아 주식펀드도 3개월 전에 비해 최근 수익률이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현구 KB증권 연구원은 "원유 가격 상승세에 따라 인도 등 원자재 수입국보다는 러시아, 브라질 등 원자재 수출국 경제가 더 호황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주식형 펀드의 개별 상품별로는 중국 주식펀드가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 가운데 9개를 휩쓸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화ARIRANG합성-HSCEI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가 연초 이후 31.16%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성적이 좋았고,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과 삼성KODEXChinaH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도 30%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미국 달러 약세와 글로벌 위험 자산 선호 경향이 신흥국 주식펀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신흥국 관련 주식펀드로 자금 유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가 이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는 것도 신흥국 주식펀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올해 1분기까지 신흥국펀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내외 정치·경제 상황에 따라 급변할 수 있는 신흥국 증시의 특성을 감안하면 무작정 수익률만 믿고 투자하는 '몰빵 투자'에는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연말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중국과 베트남 주식 펀드 역시 2000년대 지수 폭락으로 큰 손실이 났던 경험을 투자자들은 상기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펀드는 2007년 초 VN지수가 1170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지만 불과 2년 만에 5분의 1로 쪼그라들었고, 중국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주가가 큰 폭 떨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같은 신흥국펀드 내에서도 '분산 투자' 전략이 유효하
박희봉 DB자산운용 상품전략본부장은 "신흥국의 경우 급작스럽게 정책의 방향을 바꾼다든지, 소급 적용을 하는 등 정책적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시장 규모와 유동성, 정책의 신뢰도 등을 감안해야 하고,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이머징 시장 내 분산 투자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