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이촌동에서 이촌로를 중심으로 용산국가공원 방향에 나란히 위치한 한가람·강촌·이촌코오롱·한강대우·이촌우성 등 5개 아파트가 통합 리모델링을 위한 첫 단계에 진입했다. 5개 단지의 100여 명 소유주들이 지난 13일 통합 리모델링 추진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임시위원장도 선출했다.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상반기에 정식으로 추진위원회가 설립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진준비위는 이번주 중으로 단지 곳곳에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전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초빙 간담회와 리모델링 설명 총회를 할 예정이다. 이후 추진위원회 설립을 위한 동의서를 받는 작업에 착수한다. 단지별로 40% 이상의 동의를 얻는 것이 목표다. 5개 단지 전체 동의율은 50%를 넘어야 추진위원회 설립이 가능하다.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재건축과 달리 내력벽을 토대로 각 집의 면적·평면설계 등을 바꿔 짓는 것을 말한다. 리모델링 가능 연한은 15년 이상이어서 재건축(30년)보다 짧다. 총 4948가구에 달하는 5개 추진 단지는 1995~2000년 사이에 준공돼 이미 리모델링 연한을 채웠다.
5개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것은 용적률이 350%에 달해 재건축으로는 사업성을 갖기 어려워서다. 앞서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한 인근 이촌현대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한몫했다. 이촌현대는 2014년 4월 주택법 개정으로 신축 분양이 가능해진 후 리모델링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이 단지 전용면적 146.38㎡는 값이 53% 올랐다.
이번 리모델링에 단지 소유주들이 얼마나 동의할지는 미지수이나 일단 반응은 긍정적이다. 동부이촌동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한가람·강촌·이촌코오롱·한강대우 4개 단지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통합 리모델링 추진 설문조사를 보면 현재 93%의 찬성률을 나타내고 있다. 358명의 커뮤니티 회원이 투표해 333명이 찬성했다.
이는 서울시가 강조하는 도심권 및 한강권 경관 관리 방침에도 부합한다. 리모델링 사업은 통상적으로 5~9년의 사업 추진 기간을 거치는데 용산국가공원의 개장 시점과 맞물리기 때문에 서울시와 용산구 입장에서는 용산국가공원과 어우러지는 경관 계획 수립이 가능해진다. 개별 단지로는 경제적으로 용이하지 않은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의 분할 배치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특히 최근 동부이촌동은 한강맨션·삼익·왕궁 등 3개 단지의 재건축, 이촌현대 등 1개 단지의 리모델링이 단계를 밟아가고 있어 통합 리모델링이 가시화할 경우 동부이촌동 전역에 걸쳐 개발 붐이 확산될 수도 있다.
동부이촌동이 빼어난 입지와 주거환경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택시장 상승세 속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이유가 '새 아파트'의 부재에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GS건설 등 1군 건설사 2곳 정도가 리모델링 시공을 맡았으면 좋겠다"며 "1군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시공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입지가 워낙 좋고 대단지이기 때문에 우리 단지에는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15층 이상 아파트는 안전진단 결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