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매일경제가 지난 한 해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들이 동반 순매수했던 종목 상위 5곳(금액 기준)의 주가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평균 67.9%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1.8%) 보다도 약 3배가 넘는다. 순매수 종목 상위 5곳은 LG전자, 삼성SDI, 현대차, 한미약품, 삼성생명 등이었다. 범위를 넓혀 작년에 외국인, 기관들이 쌍끌이 순매수했던 종목 상위 10곳의 지난 한 해 평균 주가 상승률 역시 64.2%에 육박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16년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기관 동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그 해 주가 상승률은 평균 33.1%로, 코스피 상승률(3.3%) 대비 10배가 넘었었다.
이처럼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들의 동반 순매수가 강했던 종목들이 향후 주가 상승도 높은 편이어서 투자 판단을 위한 하나의 척도로 활용할 만하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현재 외국인과 기관들은 연말·연초(2017년 12월 1일~2018년 1월 5일) 동안 LG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해당 기간 쌍끌이한 순매수 금액만 3599억원 정도다. 이어 외국인과 기관이 집중적으로 매집했던 상위 10개 종목에는 LG전자 외에도 포스코, 네이버, KB금융, 카카오, OCI, 두산밥캣, 한미약품, 현대로보틱스, 삼성에스디에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가장 많이 샀던 종목(1조9696억원 순매수)으로, 1년 넘게 베스트셀러로 꼽히고 있다. 작년 1월 초 당시 5만원 초반대에 불과했던 LG전자는 주가는 이후 연말에 10만원대로 뛰어오른 가운데 향후 본격적인 호실적 흐름을 타고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현재 LG전자의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2조5763억원에서 올해는 3조1306억원으로 21.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의 경우 패널가격 하락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비중 확대로 TV사업이 안정화된 상태인 데다가 청소기, 건조기, 미용 제품 등 새로운 개념의 가전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가전 및 TV사업부문은 연간 3조원의 영업이익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MC(모바일)사업부 적자 폭도 지난해 7376억원에서 올해 1847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LG전자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해왔던 크레디리오네(CLSA)증권이 지난달 중순 투자의견 '비중확대'로,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55.4%나 상향조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현대차투자증권이 LG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11만원에서 12만6000원으로 올리는 등 지난해 12월 이후 7개의 증권사가 LG전자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이어 포스코도 연말·연초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을 적극적으로 받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철강재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주가와 실적이 동반 호조를 보이고 있는 종목이다. 포스코의 올해 예상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액 62조9786억원, 영업이익 5조45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3.6%, 6.6% 증가할 것이란 추정이다. 이로 인해 최근 포스코 주가는 약 3년 만에 35만원을 돌파하는 등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일엔 장 중 37만원까지 오르는 등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연말·연초 쌍끌이 매수 9위에 오른 현대로보틱스의 경우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가장 많이 사고 있는 종목 중 하나다. 연초 이후(1월 2~5일) 외국인과 기관은 현대로보틱스를 1086억원 순매수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의 경우 지난해 연말 당시 현대중공업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등의 여파로 주가가 출렁거렸는데, 최근 들어선 오히려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기대감에 힘입어 다시 반등 기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로보틱스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이달 들어 주가는 1
한편 연초 이후 외국인과 기관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SK하이닉스로, 165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카카오도 순매수 1236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이들 종목은 이달 들어 기관의 순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유독 기관이 1월 첫주에 가장 많이 샀던 종목이기도 하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