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지난해 연말에 이어 연초에도 희망퇴직 칼바람이 거세다. 대부분 은행들은 올해 핵심사업 목표를 디지털 금융 강화로 천명, 영업점을 통폐합 하는 등 비용절감 차원에서 점포를 줄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최근 산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11조2000억원으로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총자산순이익률(ROA) 역시 0.64%로 6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에 이어 신한은행은 오는 5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자는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 만 40세(1978년생) 이상인 직원이다. 그동안 신한은행은 매년 초 부지점장(부부장)급 이상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나 올해는 직급에 상관없이 연차와 나이만 해당되면 되도록 해 더 많은 인원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희망퇴직자에게는 8~36개월 치 월급에 해당하는 특별 퇴직금이 지급된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뱅킹화로 인한 영업점 인원 축소와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까지 진행해 38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 대상자는 올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뿐 아니라 2019년과 2020년 임금피크제 전환 예정자인 1963~1965년생이다. 국민은행은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최종 희망퇴직 인원을 확정한다. 이들의 퇴직일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1월 국민은행은 전 직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2800명이 회사를 떠났다. 올해는 전년보다 퇴직자 수는 줄어들겠으나 임금피크제 적용자만 대상으로 했던 예년 수준(200명 이내) 보다는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연말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07명을 떠나 보냈다. 또 농협은행도 지난해 연말께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534명이 회사를 그만뒀고, 우리은행은 1011명의 행원들을 대거 퇴직 시켰다.
이외에도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이 희망퇴직 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감원 바람은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 조짐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희망퇴직 확대를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장기근속 직원의 명예퇴직이 더욱 많은 청년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대 간 빅딜'을 적극 유도 하겠다"고 밝히기도 해 희망퇴직 바람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은행권 희망퇴직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감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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