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작년 말보다 22조5372억원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주담대 증가액인 8조3887억원의 2.7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말 154조4936억원이던 4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는 올해 10월 말 기준 170조5744억원으로 10.4%, 전세자금대출은 30조1915억원에서 36조6479억원으로 21.4% 증가해 같은 기간 2.7% 오르는 데 그친 주담대 오름세를 압도했다.
은행별로 따져보면 신한은행의 10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7조9096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6.3%, 전세자금대출은 12조4707억원으로 무려 19.1%나 올랐다. 실제 늘어난 액수를 비교해봐도 개인사업자대출 2조3708억원, 전세자금대출 1조9998억원으로 1조9844억원인 주담대 상승분보다 많았다.
작년만 해도 신한은행 주담대 증가분이 2조7381억원으로, 전세자금대출(2조3634억원)과 개인사업자대출(1조3157억원) 상승액을 상회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분위기가 바뀐 셈이다.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올 들어 10월까지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무려 33.2%, 개인사업자대출도 11.6%나 뛰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증가율은 고작 1.4%였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두 대출은 9~21% 늘어난 반면 주담대는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이 개인사업자·전세자금대출 규모를 늘리는 이유는 주담대와 달리 아직 '규제 무풍지대'에 있는 데다 주담대만큼이나 담보가 탄탄해 리스크가 작다는 장점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주로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많이 이용하는 만큼 자영업자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이나 상가를 담보로 잡는다. 또 전세보증금을 빌려주는 전세자금대출 상당수는 서울보증보험 보증서나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신용보증서가 있어야 받을 수 있으므로 만약 차주가 돈을 갚지 못해도 주택금융공사나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대여금의 90%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은 최근 개인사업자와 전세세입자를 위한 각종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모바일로 신청부터 대출금 수령까지 할 수 있는 가맹점 사업자대출과 신한S드림 전세대출을 잇달아 내놓았다.
하나은행은 주택금융공사와 따로 협약을 맺어 신혼부부만을 위한 대출금리 우대 전세대출인 '신혼부부전세론' 'e-보증스테이션'을 시중은행 가운데 단독으로 출시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온라인 전세자금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모바일로 판로를 확대했으며, 우리은행은 비대면 방식의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기존 2억2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올린 서울보증보험 제휴 상품을 내놓았다.
이 밖에 은행 입장에서는 개인사업자와 전세세입자를 위한 대
신한은행은 2020년까지 서민·중소기업 금융 등에 총 9조원을 지원하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소상공인에게 영업 노하우와 마케팅 전략을 알려주는 자영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