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공매도 잔액은 유가증권시장 9조9986억원, 코스닥시장 4조2845억원으로 총 14조2706억원에 달했다. 이는 연초 대비 40%가량 늘어난 규모다. 지난 1월 초 공매도 잔액은 유가증권시장이 7조4000억원대, 코스닥시장이 2조9000억원대로 총 10조원대 초반에 그쳤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판다'는 뜻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실제로 가격이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의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공매도 당시보다 떨어지면 수익을 내지만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보게 된다.
공매도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시장에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반기에 코스피가 상승장을 이끌었고, 하반기에는 코스닥이 급상승하면서 하락장을 예상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현대위아, GS건설, 한화테크윈, 두산중공업, 금호타이어 등 기계·건설주에 대한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은 현대위아 9.8%, GS건설 8.49%, 한화테크윈이 8.3% 순으로 조사됐다.
코스닥에서는 시총 1위인 셀트리온(8.87%)을 비롯해 홈캐스트(5.53%), 파라다이스(4.85%), 리더스코스메틱(4.79%), 차바이오텍(4.40%) 등이 높은 공매도 비중을 보였다. 다만 셀트리온 공매도 잔액은 2조672억원으로 가장 크지만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비중은 4~5월께 10.9%까지 올라간 뒤 차츰 비중이 줄어 8%대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 주가가 탄탄하게 오르면서 공매도 비중이 줄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에 비해 메디톡스는 지난 15일 공매도 비중이 14%에 이르면서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고 하루 새 5.31% 하락했다. 올 7월 말 64만7500원까지 올랐던 메디톡스 주가는 45만원대로 떨어졌다. 최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공매도는 현재 가격을 고점으로 판단해 개별 종목의 주가 하락에 투자하는 것으로로 볼 수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유동성이 있는 인기 종목에 공매도가 많이 몰리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