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로 비상이 걸린 KDB생명보험이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나 산업은행이 퇴짜를 놨다. 자본 확충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보험은 최근 산업은행에 총 5000억원을 증자해달라고 요청했다. KDB생명보험은 2021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KDB생명의 RBC(지급여력) 비율은 올 상반기 말 128.04%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에 한참 못 미친다. 이를 넘으려면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고강도 자구안이 선행돼야 한다며 증자 요청을 반려했다. 산업은행은 2009년 KDB생명을 6500억원에 인수한 뒤 2000억원가량을 더 투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KDB
다만 KDB생명의 자본확충 작업은 연내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인수와 증자 등에 쏟아부은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매각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