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부동산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갈 곳 잃은 시중 유동자금이 신규개발 토지로 쏠리는 현상을 막고자 정부가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용지 불법전매를 막기 위해 전매제한을 강화하고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공급방식을 바꾼다고 17일 밝혔다.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과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18일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최근 저금리로 시중 유동자금이 늘어난데다 주택 투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분양한 강원도 원주기업도시 내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의 청약에서는 48개 필지에 13만9977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경쟁률 2916대 1, 최고 경쟁률 1만9341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인천 영종하늘도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청약 경쟁률(최고 9204대 1)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금까지 단독주택용지는 원칙적으로 공급받은 가격 이하로 전매하는 것만 가능했다. 웃돈을 받고 전매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지만 주택에 비해 단속이 덜해 다운계약 등 불법전매가 암암리에 이뤄졌다. 앞으로는 공급받은 가격 이하로 전매하는 것도 금지된다. 다만 이사나 해외이주, 채무불이행 등 전매가 불가피한 상황임을 소명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전매가 허용된다.
저층에 상가를 지을 수 있어 특히 인기가 높던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는 공급 방식 자체가 추첨에서 경쟁입찰로 바뀐다. 지금까지는 조성원가에 적정이익만 추가한 가격이었기 때문에 당첨만 되면 당장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웃돈이 붙는 '로또'로 통했다. 이를 경쟁입찰로 전환함으로써 수분양자가 개발이익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고 중장기적으로 투기수요를 억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영리성이 있는 택지는 경쟁입찰로 공급하도록 규정한 현행 택지개발촉진법을 적용했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또 지구단위계획 변경제한요건도 완화했다. 원칙적으로 준공 당시 수립된 지구단위계획을 5년(신도시 10년)간 유지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지구 내 미매각 택지를 공공임대주택용지나 신재생에너지설비용지로 전환해 확인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허용한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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