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범 한달 살펴보니
1일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째인 지난달 27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계좌 개설 307만개, 여신 1조4090억원(잔액 기준), 수신 1조95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한 달간 하루 평균 10만개의 계좌가 새로 개설된 셈이다. 지난해 시중은행이 기록한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15만5000개)의 20배에 해당하는 기록을 한 달 만에 돌파한 것이다.
카카오뱅크 발표 내용 중 가장 먼저 눈에 뜨는 것은 '고신용자 대출 쏠림' 현상이다. 신용등급별 대출 건수와 금액 측면에서 신용 1~3등급에 해당하는 고신용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신용자 대출 건수는 전체의 66.7%, 금액 기준으로는 89.3%를 차지했다. 반면 중·저신용자(4~8등급) 대출 건수와 대출금액 비중은 각각 33.3%, 10.7%에 그쳤다. 연령별 대출 비중은 30·40대가 83.5%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대출을 받은 비중도 6.25%에 달했다. 대출 상품별 고객 비중은 건수 기준으로 소액대출 중금리 상품인 비상금대출이 52.7%로 가장 높았다. 마이너스통장대출이 32.2%로 뒤를 이었고 신용대출은 15.1%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한도가 큰 마이너스통장이 49.4%, 신용대출 43.6%, 비상금 대출 6.9%로 나타났다.
고신용자 대출 쏠림 현상은 당초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던 정부 의도와 반대되는 결과다. 정부는 인터넷은행을 추진하며 중금리대출 등 기존 시중은행들이 하지 않았던 틈새시장 공략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예비인가를 신청하면서 "중소상공인, 금융 소외계층, 스타트업 등 기존 은행의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던 고객층을 위한 새로운 혁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 대출에 치중하고 있는 것은 출범 초기 미상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출 과정이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만큼 연체·미상환 가능성이 높은 중·저신용자에게는 대출 한도와 금리를 까다롭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신용자에게 빌려줄 돈으로 고신용자에게 더 많은 돈을 빌려주는 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카오뱅크가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우량 중·저신용자를 솎아낼 수 있을 정도의 빅데이터가 쌓일 때까지 고신용자 대출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이용 빈도는 하루 평균 255건, 건당 2000달러 내외로 집계됐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가 47.3%를 차지했고 유로화 16.7%, 캐나다달러화 8.6%, 파운드화 6.8% 순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은행영업 시간(오전 9시~오후 4시)의 개념도 파괴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계좌 개설 시간대를 살펴보면 보면 은행 영업 외 시간에 계좌를 개설한 비중이 전체의 56.6%로 영업시간 내 비중보다 높았다.
카카오톡 캐릭터를 새긴 체크카드의 인기로 2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